"내년에는 반드시 일본무대에 착륙한다". 원 소속팀 두산과 1년 계약을 맺고 잔류한 FA 김동주(31)는 지난 14일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마음 속으로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비록 이번에는 일본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가겠다는 의지이다. 사실 이번 계약은 김동주와 두산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절묘한 접점이었다. 두산은 간판스타 김동주를 일단 주저 앉히는 데 성공했다. 영입 비용도 대폭 낮췄다. 비록 1년 계약이지만 내년 이후에도 김동주가 계속 두산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더욱이 두산은 스토브리그에서 KIA를 웃도는 전력 보강을 이뤄냈다.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를 영입했고 좌완 게리 레스도 데려왔다.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가 빠진 마운드를 넘칠 정도로 보강했다. 여기에 누출될 것으로 예상된 김동주가 잔류한 만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만들었다. 김동주 입장에서는 4년 짜리 장기계약을 피하면서 해외진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말 그대로 올해를 끝나면 내년에도 일본을 진출할 수 있다. 만일 올림픽예선과 본선에 나가 메달도 따고 두산도 우승시키면 금상첨화다. 특히 이번 일본 시장 노크 과정에서 김동주는 해외진출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내보였다. 4년 62억 원이라는 역대 FA 최고액에도 흔들리지 않고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 그만큼 단순히 돈이 아니라 해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김동주는 올 시즌이 끝나면 몸값에 구애받지 않고 무조건 일본으로 진출할 공산이 높다. 애초 2년 4억 엔이라는 몸값은 일본 구단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었다. 주니치 이병규가 말했듯 일본에 진출하려면 첫 해 낮은 대우를 감수해야 한다. 이후 실력을 입증한다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른다. 물론 김동주가 올해 일본 스카우트들의 눈을 잡을 수 있는 실력을 입증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더욱이 올림픽이라는 좋은 무대가 있다. 어차피 시즌이 끝나면 각 팀의 용병들이 대거 바뀔 수 밖에 없어 몸값만 낮춘다면 기회는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1년짜리 계약은 두산이나 김동주에게 '윈-윈 효과'가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거푸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한 두산은 V4, 김동주는 일본진출. 과연 이번 단년계약이 시즌 오프와 함께 어떤 결실로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