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회견인가, 사전 결별 통보인가. 일본 진출을 접은 김동주(32)가 15일 잠실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 잔류에 대한 소감과 향후 진로를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의 대부분은 2008시즌 후 김동주의 구상에 집중됐다. 김동주가 지난 14일 밤 두산의 4년 총액 50억 원 잔류 제의를 뿌리치고, 1년간 총액 9억 원(연봉 7억 원, 옵션 2억 원)의 계약을 선택했기 때문이었다. 김동주는 회견에서 주저없이 1년 후 일본행 재추진을 공언했다. 자기를 필요로 해주는 팀이 있기만 하다면 강팀이든 약팀이든, 센트럴리그든 퍼시픽리그든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또 애착했던 3루 포지션도 고집하진 않겠다고까지 일찌감치 양보했다. 반면 정작 2008시즌을 뛰어야 할 두산에 대해선 "팬들과 주위 분들께 죄송하다", "1년 동안은 두산이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이다"란 원론적 답변 외엔 없었다. 형식은 김동주의 두산 잔류 회견이었지만 그 실질은 두산과의 1년 후 결별 통보나 다름없었던 기자회견이었다. 무엇보다 김동주의 경직된 표정이 잔류를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어색한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