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의 현대 유니콘스 관련 긴급 기자 회견이 열린 15일 오후 서울 서교동 선수협 회의실. 기자회견이 열리기 1시간 전부터 관계자들은 착찹한 모습이었다. 손민한 선수협회장은 호소문을 읽으며 애써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1년간 힘겨운 나날을 보낸 현대 주장 이숭용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손 회장은 현대 인수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며 "7개 구단 선수들이 10억 원을 모금하기로 결정했다"며 "10억 원이 큰 돈이지만 그 이상도 모을 각오가 돼 있다"고 실의에 빠진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동료들의 정성에 감동을 받은 이숭용은 "선수들의 결정에 너무 고맙다. 우리 현대 선수들도 연봉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한국야구위원회에 일임하겠다"며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동료들이 힘을 모아 도와주는데 우리도 뭔가 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중견 야구인의 모임인 일구회의 김양경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회장은 "후배들이 야구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선배로서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리며 "선수들이 간절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바랐다. 김 회장이 눈물을 흘리자 이숭용도 눈물을 삼키며 "7개 구단으로 운영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마음이 많이 아프지만 하루 빨리 잘 되길 바랄 뿐이다. 1년 동안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프런트가 많이 힘들었다"고 그간의 고통을 토로한 뒤 "팬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올 시즌 8개 구단으로 치러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숭용의 뒤에 서 있던 현대 선수들도 고개를 숙이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위기에 빠진 팀을 살리기 위한 그들의 힘겨운 노력 속에 모든 사람들은 안타까울 뿐이었다. what@osen.co.kr 이숭용-김양경 일구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