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에 징계 없이 승격 1년 유예
OSEN 기자
발행 2008.01.15 19: 04

승격도 징계도 없었다. K리그 승격을 거부해 프로축구계에 파장을 일으킨 울산 현대미포조선에 주어진 처벌(?)은 고작 '1년 승격 보류' 방침이었다. 내셔널리그 연맹은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서 2008년도 1차 이사회를 열고, 현대미포조선 관련 논의 및 올해 예산안, 여수INGNEX와 서산 오메가텐더 FC의 연고 이전 등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됐던 이날 이사회에는 이계호 회장과 김기복 부회장을 비롯해 김대길 KBS N해설위원 등 이사진 3명, 서산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구단 단장 및 사무국장들이 참석했다. 근 5시간 넘게 진행됐던 지리한 회의였지만 정작 알맹이는 빠져있었다.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던 현대미포조선의 징계는 결국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이사회는 현대미포조선에 징계를 내리는 대신 오히려 2008년 한 해 동안 K리그 승격을 준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즉 다음 시즌 내셔널리그서 우승하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승격할 수 있도록 한 것. 대신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현대미포조선에 전후기 승점 30점 삭감이라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처벌 아닌 처벌' 방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08시즌에 현대미포조선을 제외한 다른 팀이 우승해 K리그 승격을 희망할 경우 자격을 갖췄다고 인정되면 해당 팀도 K리그로 올라갈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안산 할렐루야가 연맹 측에 '승격 확약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할렐루야가 우승하면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나란히 승격 자격을 얻게 된다. 그러나 전년도 우승팀에 한해 승격을 허락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프로축구연맹 및 대한축구협회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날 이사회서 좀 더 준비 기간을 갖기 위해 승격제 실시 시기를 유보하는 방안은 이계호 회장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됐고 당장 오는 2009년부터 시행키로 합의했다. 연맹 측은 "현대미포조선 승격 거부의 경우, 2006년 국민은행 사태 때와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며 "승강제가 제대로 정착할 때까지는 연맹 차원에서 탄력적으로 승격 자격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맹 측은 "승강제와 관련한 내용들이 뚜렷이 명문화돼 있지 않아 현대미포조선에 당장 징계를 내리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더구나 11월 23일 챔피언결정전을 마친 뒤 고작 한 달 여 만에 K리그로 당장 올라가라고 밀어붙이기에는 무리가 따랐다"고 징계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축구인들은 이같은 연맹 방침에 코웃음을 치고 있다. 한 원로 축구인은 "억지로 자격도 없는 팀들을 끌어올리려는 이계호 회장의 생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고, K리그 한 구단 감독은 "좀 더 유예 기간을 두고 천천히 해도 될 일을 지나치게 강행하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편 이사회는 여수 구단의 연고 계약과 더불어 서산 시민구단의 예산으로 연고지 이전 문제 등 또다른 현안들은 올해 설 연휴 전까지 연맹 측에 명문화 서류를 제출토록 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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