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의 "올림픽과 일본행은 별개" 주장, 타당한가?
OSEN 기자
발행 2008.01.17 08: 34

"올림픽과 일본 진출은 별개의 문제라 생각한다. 거기(올림픽 예선전)서 꼭 잘해야 (일본에) 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으로선 (참가 여부는) 말씀 못 드리겠다". 지난 15일 두산 잔류 기자회견에서 김동주(32)는 오는 3월 대만에서 열릴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에 대해 이렇게 미온적 답변을 내놓았다. 가봤자 메리트가 별로 없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사실 수 억 원의 몸값을 받는 프로 선수들로선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같은 국제경기는 계륵과 같다. 나가받자 손에 쥐는 것은 거의 없는데 거절하기엔 명분이 서질 않는 것이다. 또 만에 하나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국민적 비난과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선동렬 코치의 예에서 보듯 지도자부터 '못 하겠다'고 손사래치는 판국인데 선수들만 '애국심이 빈약하다'고 마냥 손가락질할 수도 없다. 그러나 다른 선수와 달리 일본행에 사활을 걸고 있는 김동주가 "올림픽과 일본행은 별개"라고 언급한 대목은 그의 현실 인식 능력을 의심케 할 만한 발언이다. 지난해 12월 아시아 지역예선 당시 대만 타이중에서 만난 일본야구계 관계자는 그 시점에선 이례적으로 김동주의 일본행에 대해 직설적인 냉소를 표시했다. 그는 "김동주와 리오스 둘 다 일본행이 어렵다"고 예상했는데 리오스의 경우는 실력 외적인 원인을 이유로 꼽았지만 김동주는 아니었다. 한마디로 압축하면 "김동주 만한 선수는 일본에 적지 않다"는 얘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3루수를 고집하면 일본에 가기 더 힘들다"라고 그때부터 단언했다. 그런 그가 김동주의 일본행이 열릴 딱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바로 올림픽 예선전 일본전 활약이었다. 당시 한-일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김동주가 일본의 에이스 다르빗슈(니혼햄)를 공략한다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라고 예측했다. 그가 말한 다르빗슈의 일본 내 입지는 "현역 일본 투수를 통틀어 넘버원 투수"였다. "구위만 따지면 마쓰자카(보스턴)보다도 낫다"고 그는 분석했다. 김동주가 이런 투수에게 홈런이라도 뽑아내면 협상의 주도권이 일본 구단에서 김동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그러나 김동주는 일본전에서 (비록 다르빗슈가 등판하지 않았지만) 나루세-가와카미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한국의 4번타자다운 위협감을 보이지 못했다. 이후 김동주는 일본 요코하마까지 날아가 협상을 진행했지만 일본팀의 외면을 면치 못했다. 김동주는 "나를 필요로 하는 팀이라면 어디든 가겠다"고 했다. 그런 팀을 만드는 주체는 김동주다. 그리고 국제전이야말로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루트라 할 수 있다. 3월 예선을 통과해야 8월 올림픽 본선에서 일본과 재대결도 기대할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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