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프로야구, 스타 플레이어가 절실히 필요
OSEN 기자
발행 2008.01.17 10: 53

[OSEN=이상학 객원기자] 선수들에 이어 이제는 팬들까지 나섰다. 공중분해 직전의 현대 유니콘스 문제로 위기에 처한 프로야구계는 이제 구단-선수-팬들까지 삼위일체가 됐다. 어떻게든 8개 구단 유지라는 대명분에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당장 현대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 논리에 입각할 때 프로야구는 매력없는 사업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대중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프로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 프로야구에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야구 경기에서 감독이 개입할 여지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물론 투수 교체와 작전 등 감독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은 어디에도 없지만 감독이 지시한 작전의 승패도 결국 선수 하기에 달려있다. 그래서 야구는 선수들이 당연히 중심이 되어야 마땅하고 스포트라이트도 선수들이 받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프로야구는 명백히 선수가 아닌 감독들이 장악하고 있다. 김성근·김인식·김재박·선동렬 등 스타 감독들이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향해야 할 스포트라이트가 감독들에게 집중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프로야구의 스타 부재를 여실히 보여준다. 프로스포츠가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스타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욱 더 그렇다. 여가 문화나 컨텐츠가 발달하지 않은 과거 프로야구는 최고의 여가거리였다. MBC는 집중적으로 프로야구 중계와 하이라이트를 내보냈고 팬들은 프로야구를 일상처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공중파에서 프로야구 중계를 보기란 쉽지 않아졌고 야구 전문 프로그램도 가뭄에 콩나듯 나온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어쩌다 한 번 보는 일회성 컨텐츠가 되고 말았다. 지속적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양질의 경기력만큼 스타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프로야구는 이승엽(요미우리)이 일본으로 떠난 후 대중적인 지명도와 인기를 누리는 전국구 인기스타가 사라졌다. 그나마 남아있는 스타로는 양준혁(삼성)과 이종범(KIA)이 있다. 그러나 양준혁과 이종범이 '언제의 양준혁과 이종범인가' 싶은 게 사실이다. 젊은 층을 파고들 수 있는 젊은 스타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한화)과 이대호(롯대)가 있지만 구단 연고지역을 벗어나면, 아직 인기를 실감하기 어렵다. 한화 김태균은 야구장 밖에서 개그맨 김태균에 지명도가 뒤진다. 지난해 최희섭(KIA)이 국내로 복귀하자마자 인기몰이에 앞장 섰지만 지속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최희섭을 통해 프로야구는 스타 파워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프로야구에 스타가 많지 않은 것은 선수들의 능력 부족이 가장 크다. 감독이 적극적으로 밀어줘도 성장하지 못하고 주저앉은 선수가 다수였다. 스타는 선수가 노력하고 감독이 밀어주며 구단이 상품으로 잘 포장할 때 탄생하는 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몇몇 선수들은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보다 협상 테이블에서 지리한 연봉 싸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가장 빛나는 법이다. 과거 프로야구에는 꿈과 드라마가 있었다. 선수들은 땀이 배어있는 플레이로 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러나 요즘 프로야구는 돈과 지폐 냄새가 풀풀 난다. 스타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프로야구에 스타 선수가 많이 탄생해 관중들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을 지니기 위해선 선수 개개인의 뼈를 깎는 노력과 지도자들의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구단 프런트들의 적극적인 스타 만들기 및 마케팅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대목이다. 선수들을 이용한 상품들은 수익 창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선수들도 팬들에게 다가서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그라운드에서는 실력과 함께 자요로운 감정 표현으로, 또 비시즌에는 과감하게 방송에도 출연해 이름을 알리고 다가서야 한다. 지난해 양준혁의 방송 출연이 얼마나 큰 화제가 되었는가. 팬들은 치열한 승부세계에서 인생의 희노애락이 담긴 프로야구 그리고 그 안의 친근한 스타선수를 원한다. 위기의 프로야구에는 진정한 스타 선수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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