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를 살리기 위한 팬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18일 KBO의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현대 후원 카페인 ‘유니콘스에 희망의 뿔을’에 가입한 회원들은 1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과 강남역, 명동 일대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실시했다. 이날 강남역에서 만난 야구팬들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속에서도 현대를 살리기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수원에서 왔다는 현대 유니콘스 서포터즈 한영분(주부) 씨는 "요즘 살 맛이 안 난다. 꼭 이번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에 만사 제쳐두고 오게 됐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한 마음을 전달했다. 기아 타이거즈 팬이라는 박인석(27) 씨는 "사업적인 이해관계때문에 야구계가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내일 이사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희망섞인 발언을 했다.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의 모습에 움추리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서명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서명에 동참한 강진협(28,교사) 씨는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결코 지나칠 수 없었고 여기서 고생하는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야구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곡동 야구회관 앞에서 서명운동을 주도한 카페 회원들도 장시간 추위에 맞서 현대를 살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LG 트윈스 팬이자 카페 회원인 박영준(24) 씨는 "조금 추웠지만 KBO측에서 고생한다며 따뜻한 음료수도 제공해주고 KBO직원들이 직접 서명에 참여하는 등 격려를 해줘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 스포츠중에서도 골수팬이 가장 많다. 집안 일을 제쳐두고, 학원 수업을 미루고, 현대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서명운동에 참여한 야구팬들이었다. 때로는 현대와 경쟁관계에 있던 다른 팀의 서포터즈들도 내일처럼 달려들었다. 한마음으로 모인 야구팬들에게 몸속으로 파고드는 찬바람도 유니폼의 색깔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제 내일 KBO의 이사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이들에 대한 한국야구계의 보답이 될 것이다. heman81@osen.co.kr 야구팬들과 네티즌들이 17일부터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앞 등에서 현대 유니콘스 살리기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