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 호소문, '현대 인수 기업 나오면 절대 지지하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01.17 18: 35

추위가 절정에 달한 17일 저녁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앞에는 현대 유니콘스를 살리기 위한 야구팬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들은 네이버 카페 '유니콘스에게 희망의 뿔을'의 회원들과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현대 사태에 팬의 입장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모인 8개 구단의 팬들이었다. 이 날 오전 11시부터 현대 살리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쉴 틈도 없이 모여든 50여명의 회원들은 저녁 5시 45분 간절한 마음을 담은 호소문을 발표했다. 카페의 운영자 박정현씨는 호소문을 통해 "팬으로서 비시즌 중에 좋은 모습이 아닌 안타까운 고민을 가지고 이렇게 주목과 간심을 끌게 된 것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현대를 정상적인 팀으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의 사장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이어 프로야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순한 여론몰이가 아닌 근본적 해결책을 위한 팬들의 진지한 생각임을 강조했다. 박정현씨는 "충남 홍성에서 서명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올라오신 팬도 있어 가슴 한켠이 뜨거워졌다"라며 발표 도중 감격에 젖은 모습도 보였다. 이어 그는 "용기있는 결단으로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큰 결심을 내릴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우리는 큰 박수로 맞고 지지를 보낼 것을 약속한다"며 호소문의 발표를 마쳤다. 이 날 약 50여 명의 팬들이 야구 회관 앞에 모였고 거기에는 연예인 야구팀인 '조마조마'의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이 팀의 전 감독인 박광수(만화가) 씨는 "한국야구의 팬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호소문 발표 내내 다른 팬들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야구 회관에서 만난 이순철 KBO 기술위원도 "야구인으로서 너무 부끄럽고 한편으론 팬들에게 감사한다"며 "우리 야구인들이 해야 할 일을 팬들이 대신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모인 야구팬들에게 감사함을 나타냈다. 18일 오전 10시 열리는 KBO 이사회에 한국야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팬들과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현대 유니콘스의 모든 관계자, 그리고 야구인 모두가 그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미래의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며 땀을 흘리고 있을 어린 선수들과 현대의 선수단에게 희망의 내일을 열어주는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heman81@osen.co.kr 야구팬들과 네티즌들이 17일부터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앞 등에서 현대 유니콘스 살리기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한 여성이 서명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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