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총재' 실릭, 2012년까지 연임
OSEN 기자
발행 2008.01.18 04: 19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의 부흥을 이끌었지만 '스테로이드 커미셔너'라는 오명도 뒤집어 쓴 버드 실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오는 2012년까지 리그를 이끌게 됐다. AP통신은 18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스캇스데일에서 열린 구단주총회 결과 실릭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커미셔너직을 연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실릭은 그간 2009년 현 재임 기간이 끝나면 은퇴할 것이라고 밝혀왔으나 구단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3년 더 메이저리그의 수장 직을 맡게 됐다.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주 출신인 실릭은 1992년 9월 구단주들의 압력으로 물러난 페이 빈센트에 이어 '임시 커미셔너' 자리에 올랐다. 밀워키 구단주 자리를 딸에게 넘겨준 98년에는 5년 임기의 정식 커미셔너로 격상됐고, 2001년과 2004년 각각 재선됐다. 이로써 실릭은 전설적 커미셔너인 케니소 마운틴 랜디스(1920∼44년)에 이어 2번째 최장수 커미셔너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실릭의 재선은 예상됐던 일이다. 비록 그의 재임 기간 중 스테로이드 추문이 드러나면서 명성에 타격을 입긴 했지만 그는 94년 파업으로 쑥대밭이 된 메이저리그를 되살린 주역이다. 메이저리그의 상업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천문학적인 방송중계권료를 확보했고, 각 구장에는 구름 관중이 몰려들었다. 실릭이 임시 커미셔너로 부임할 당시 16억 6000만 달러였던 메이저리그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60억 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는 오는 2013년까지 체결된 폭스, TBS, ESPN과의 천문학적인 TV 중계권료가 포함돼 있다. 또 메이저리그는 2004년부터 4년 연속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우며 '미국인의 여가'라는 명성을 되찾았다. 선수들의 스테로이드 남용을 사실상 묵인하는 등 과가 적지 않지만 '떼돈'을 벌어다준 공이 더 큰 것으로 구단주들은 여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첼 보고서 발간 직후 "약물 파동은 메이저리그를 이끄는 리더십의 결여 때문"이라며 사임을 주장한 일부 정치인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실릭이 또 다시 연임에 성공한 이유다. 한편 실릭은 스프링캠프가 시작하는 2월 중순까지 미첼 보고서의 내용을 검토해 관련 선수와 관계자들의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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