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경기 3패' KT&G, 2위 수성 고비
OSEN 기자
발행 2008.01.18 08: 45

[OSEN=이상학 객원기자] 안양 KT&G의 2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KT&G는 지난 17일 서울 SK와 원정경기에서 70-72로 석패하며 최근 4경기에서 3패째를 당했다. 8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3승5패에 그치고 있다. 올 시즌 개막 2연패로 시즌을 시작한 이후 별다른 고비없이 승승장구하며 단독 2위 자리를 공고히 하던 KT&G는 그러나 4라운드 막판 고비를 맞고 있다. 어느덧 20승14패로 공동 3위에 올라있는 전주 KCC, 서울 삼성과의 승차도 1.0게임으로 줄어들었다. KT&G에 시즌 첫 위기가 도래한 것이다. ▲ 챈들러의 부진 올 시즌 KT&G는 외국인선수를 가장 잘 뽑은 팀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KT&G는 전주 KCC, 창원 LG와 함께 외국인선수를 한 번도 교체하지 않은 팀이다. KT&G는 외국인선수 마퀸 챈들러와 T.J. 커밍스가 팀 득점의 49.7%를 책임지고 있다. 오다티 블랭슨과 캘빈 워너의 LG(51.5%) 다음으로 많은 비중이다. 오히려 외국인선수 평균 득점 합산은 KT&G가 42.6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KT&G는 올 시즌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곧 KT&G가 시즌 전 예상을 깨고 기대 이상으로 선전할 수 있었던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8경기에서는 달랐다. 챈들러가 문제였다. 챈들러는 최근 8경기에서 평균 18.6점을 올리는 데 그치고 있다. 야투성공률도 이 기간 동안 44.4%에 그쳤고 3점슛 성공률도 27.8%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과 같은 꾸준함이 사라졌다. 공격에서 욕심을 내는 경향도 많아졌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챈들러가 KT&G 득점을 이끄는 공격 제1옵션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아쉽다. KT&G의 최근 8경기 평균 득점이 78.1점으로 시즌 평균(84.3점)보다 6점 넘게 하락한 것도 챈들러의 부진과 궤를 같이 한다. ▲ 사라진 속공 시즌 전 KT&G의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바로 국내선수들의 득점 가담이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주희정은 3점슛이 없는 포인트가드였고 나머지 선수들도 끈끈한 수비가 돋보이지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가 많지 않았다. 여느 팀들과 달리 공격을 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KT&G의 딜레마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T&G는 3점슛을 장착한 주희정과 외국인선수 2명 그리고 원활한 속공게임으로 국내선수들의 부족한 공격 성향을 보완했다. KT&G에게는 수비가 곧 공격이었다. 수비 성공 후 이어지는 속공은 KT&G 최고의 공격 무기였다. 그러나 최근 KT&G의 멈추지 않을 것 같던 속공 게임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린 모습이다. 최근 8경기에서 KT&G는 평균 3.38개의 속공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KT&G는 올 시즌 평균 5.26개의 속공으로 이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아니다. 속공이 사라지자 세트오펜스 공격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공격 성향이 부족한 국내선수들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KT&G를 상대하는 팀들은 하나같이 속공을 제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KT&G의 공격 스타일이 분석되고 공략당하고 있는 것이다. KT&G의 수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속공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두려운 접전 KT&G의 또 다른 문제점은 접전에서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KT&G는 올 시즌 5점차 이내 접전 승부에서 2승6패를 거두는 데 그쳤다. 5점차 이내 접전 승률이 2할 5푼 밖에 되지 않는다. 최하위 대구 오리온스(1승4패)와 함께 5점차 이내 접전 승부에서 가장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팀이 바로 단독 2위 KT&G인 것이다. KT&G는 최근 8경기에서 당한 5패 중 3패가 한 골로 승부가 바뀔 수 있는 3점차 승부였으며 그 중 2경기는 또 1점차 승부였다. 1월 2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는 카멜로 리, 12일 삼성전에서는 강혁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KT&G는 승부처에서 확실한 한 방을 터뜨려줄 선수가 부족하다. 해결사가 없는 것이다. 이는 시즌 전 문제점으로 지적된 정통슈터의 부재와도 무관하지 않은 대목이다. 챈들러는 꾸준하지만, 해결사로서 강한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챈들러로서도 수비가 집중적으로 붙는 팀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 주희정이 시즌 중반까지 승부처에서 해결사 역할을 수행했으나 포인트가드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이다. 17일 SK전에서도 KT&G는 경기 막판 동점 및 역전 찬스에서 어이없게 턴오버로 경기를 그르쳤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높이고, 선수들이 슛을 주저하지 않는 배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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