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에스타의 '성장'과 데쿠의 '비애'
OSEN 기자
발행 2008.01.18 12: 20

"이번 시즌이 끝나고 거취를 결정하겠다". 요즈음 FC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더 데쿠(31)는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이적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 같다. 어느새 노장이 된 데쿠는 '나이가 들면서 수비력이 약해졌다'는 평을 들으며 팀 내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성기 시절 데쿠는 전형적인 공수겸장의 선수였다. 빠른 스피드와 헌신적인 수비는 그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멈추지 않는 시간의 흐름이 그를 변하게 했다. 반면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유망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4)는 시간의 축복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제는 아스날로 떠난 세스크 파브레가스(21)로부터 "이니에스타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이상 내 자리는 없다"는 말을 하게 만들었던 선수가 바로 이니에스타다. 이니에스타는 젊은 데쿠를 떠올리게 만들며 데쿠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마치 2003년 AC 밀란의 후이 코스타(36)가 젊은 카카(26)의 등장으로 긴장했던 시기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후이 코스타는 카카의 등장으로 벤치 신세를 감내해야 했다. 데쿠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앙리와 메시 등 부상 선수의 공백으로 이니에스타가 측면에서 뛰었던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더비가 바로 그 기회였다. 그러나 노쇠한 모습을 역력히 드러낸 데쿠는 평점 4점을 받으며 쓸쓸히 퇴장했다. 데쿠의 자리는 구드욘센이 차지했다. 이제 데쿠에게는 선택만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 팀에 남는 것과 팀을 떠나는 것이다. AC 밀란의 후이 코스타는 "나는 카카의 성장을 보는 것이 행복하다"는 말과 함께 팀에 남았다. 데쿠는 어떤 선택을 할까. 2008년 여름 팬들은 그의 선택을 지켜볼 것이다. stylelomo@osen.co.kr 데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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