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이 잇달아 ‘돔구장 건설과 WBC 유치’를 선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야구계의 화두가 됐던 돔구장 건설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안산시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돔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성남시, 대구광역시, 광주광역시까지 전국의 4곳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돔구장 건설 추진과 함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유치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안산시처럼 돔구장과 WBC 유치를 선언했다가 담당 공무원의 해프닝으로 끝냈던 대구시가 최근 다시 돔구장 건설을 얘기했다. WBC를 유치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현재 4곳의 돔구장 건설 추진 지자체 중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곳은 안산시다. 지난 해 양해각서 체결 후 안산시는 차질 없이 계획을 추진, 빠르면 올해 안에도 착공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안산시가 국내 1호 돔구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아직까지 계획만을 갖고 있을 뿐 구체적인 건설 작업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계획표상으로는 돔구장 건설과 WBC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전체 일정과 실천 과정에서 안산시보다는 늦어지고 있다. 경기도 내 경쟁자였던 성남시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에 안산시는 발 빠른 행보로 2013년 WBC 유치전에 앞서나가고 있다. 경기도도 안산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2년 안산 돔구장이 완공된다 해도 WBC 유치는 장담할 수 없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개최지 선정은 2009년 대회가 끝난 뒤 WBC 실행위원회에서 다음 대회 개최지를 결정한다.아직까지는 세월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또 일본도 2013년 대회 유치를 노리고 있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WBC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공식 입장은 2009년 대회가 끝난 뒤 다음 대회를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개최가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는 정도이다. 여기에 WBC를 유치하려면 최소한 3개의 돔구장은 확보해야 한다. 한마디로 안산시 외에도 2개 이상의 돔구장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다. 돔구장이 야구장으로만 사용되는 곳이 아니지만 최근 현대 유니콘스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한 현재 상황에서 뜬금없이 돔구장 건설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유치에 나서겠다는 지자체가 나오고 있어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당장 8개 구단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인 가운데 야구계에서는 “야구장은 늘어나는데 들어가서 야구할 야구단이 모자라겠다”며 자조섞인 탄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도 돔구장 등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면 프로야구가 활성화되는 것에 일조할 것은 자명하다. 지자체들이 순조롭게 계획표대로 돔구장 건설을 추진, 2012년에는 한국야구계도 돔구장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sun@osen.co.kr 지난 2006년 3월 도쿄돔에서 열린 WBC 창설대회 개막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