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넌, 전자랜드의 '빛과 그림자'
OSEN 기자
발행 2008.01.20 14: 03

[OSEN=황민국] 인천 전자랜드를 울고 웃게 만드는 남자, 테런스 섀넌(29) 딜레마가 팀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섀넌은 2007-2008 SK 텔레콤T 프로농구가 낳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다. 그가 보여주는 화려한 공격력은 자유계약 시절 '단선생' 단테 존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그의 플레이는 돋보인다. 그는 지난 19일 현재 평균 27.7점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마퀸 챈들러(KT&G)와는 약 4점이 차이난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다운 모습이다. 섀넌이 터지는 날이면 전자랜드는 무적의 팀이 된다. 특히 '섀넌 타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4쿼터에서 상대 팀은 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쓸 뿐이다. 1월 13일 울산 모비스와 경기는 그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더블 팀과 지역방어를 번갈아 쓰며 섀넌을 막으려 했지만 결국 그에게 44점을 내준 채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섀넌이 막힐 때 전자랜드는 속수무책이다. 상대가 강한 수비를 펼치거나 높이에서 앞서는 상황에서 섀넌은 평범한 선수로 변해버리는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다. 아무리 섀넌이 상대적으로 넓은 슛 레인지를 가지고 있어도, 골밑이 막혀버리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섀넌을 도와 상황을 타개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0,4,12점을 기록한 카멜로 리(평균 12.1점)의 부진은 안타까울 정도다. 이한권(평균 12.5점), 한정원(평균 6.4점) 등이 분투하고 있지만 정통센터가 없는 인천의 한계는 여전하다. 19일 전주 KCC는 전자랜드의 그런 약점을 철저히 물고 늘어졌고, 20점 차의 대승을 거뒀다. 이날 섀넌은 16점에 그쳤다. 섀넌을 도와줄 가드진의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자랜드는 경기 당 평균 14.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팀이다. 전자랜드보다 낮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팀은 KTF(평균 14.1개)와 모비스(평균 14.5개)뿐이며, 이들은 모두 하위권에 처져 있다. 물론 적은 어시스트로도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원주 동부도 있지만 대신 대표적으로 높이의 농구를 펼치는 팀이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섀넌 자신이 외곽으로 나와 공격을 지휘하는 전자랜드와는 상황이 다르다. 결국 황성인(평균 어시스트 2.6개)이나 정영삼(평균 어시스트 2.5개) 등 가드진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팬들은 전자랜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느린 주제에 일대일만 고집하는 팀". 이것이 팬들이 보는 전자랜드의 현주소다. 팬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 stylelom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