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두바이계 금융사에 팔까 말까?
OSEN 기자
발행 2008.01.21 08: 12

[OSEN=런던, 이건 특파원] 잉글랜드 전통의 명문 구단 리버풀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인 구단주들이 고민하고 있다. 바로 리버풀을 중동에 넘기느냐 마느냐를 놓고서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리버풀의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 주니어 공동구단주가 매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미국인 구단주로부터 리버풀을 사려는 곳은 바로 두바이 인터내셔널 캐피탈(DIC)로 지난해 3월 인수하려다 당시 이사진의 거부로 실패했던 곳이다. DIC가 두 미국인 구단주에게 제시한 금액은 4억 파운드(약 7432억 원)다. 이 대목에서 두 구단주들은 고민을 하고 있다. 당초 이들이 지난해 2월 리버풀을 인수할 때 로얄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와 미국의 와초비아 은행에서 2억 2000만 파운드(약 4087억 원)를 빌렸다. 이후 이들은 3억 5000만 파운드(약 6500억 원)를 더 빌려 최초 인수 자금 상환 및 선수 영입 그리고 새로운 새 구장 건설에 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 계획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어 재정위기라는 말이 나오고는 있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두 구단주가 모든 것을 다 정리하고 리버풀을 DIC에 판다면 손에 쥘 수 있는 수익이 약 5000만 파운드(약 929억 원) 정도다. 분명 큰 돈이기는 하지만 이들에게는 그리 중요한 돈은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도 갖고 있는 톰 힉스 구단주의 경우 약 73조 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과거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텍사스에서 뛰던 시절 2억 달러(1886억 원) 의 연봉을 안겨주기도 했기에 5000만 파운드는 그야말로 껌값에 불과하다. 오히려 영국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1년 만에 팀을 팔고 말았다는 오점만을 남길 수도 있다. 그렇다고 리버풀을 계속 안고 있기에는 귀찮은 것이 많다. 맨유, 아스날, 첼시에게 밀려 우승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위권팀들의 거센 도전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마저 위태롭기 때문. 만약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구단의 가치마저 급감해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가지고 있자니 앞으로의 가치가 불투명하고 지금 팔자니 경력에 오점이 남을 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두 미국인 구단주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영국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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