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11연패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특히 현대건설에서 FA 자격을 얻어 유니폼을 갈아입은 세터 이숙자와 센터 정대영의 소속팀인 GS칼텍스를 상대로 거둔 첫 승이라 더욱 뜻깊었다. 지난 20일 현대건설과 GS 칼텍스는 수원체육관에서 4라운드 경기를 펼쳤다. 같은 시각 대전에서는 1위 흥국생명과 2위 KT&G의 맞대결이 열리고 있어 배구팬들의 관심은 온통 대전으로 향했다. 더욱이 현대건설은 시즌이 시작된 이후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등 부진, 누구나 GS칼텍스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건설 선수들은 수원에서 '단 1승'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었다. 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팀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기 마련인데 1세트부터 현대건설 선수들의 표정은 이상하리만큼 밝았다. 한유미는 백어택, 블로킹이 하나씩 성공될 때마다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먼저 파이팅을 외쳤고 이에 발맞추어 양효진, 티파니 도드 등도 시종일관 웃음을 띄면서 똘똘 뭉쳤다. 결국 이같은 분위기는 수비로 이어졌다. 현대건설 선수들은 GS칼텍스의 강스파이크를 걷어내며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백어택이든 속공이든 한유미, 신예지, 이진희 등은 후위에서 계속 살려내며 1,2세트를 모두 현대건설이 챙겨가는 데 한몫했다. 비록 3,4세트를 내주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은 좋았다. 홍성진 감독은 선수들의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가라앉으면 작전시간을 불러 "포기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말라"고 다그쳤다. 여자부 선수 중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한유미는 24득점, 외국인 선수로서 활약이 좋지 않았던 티파니는 이날 만큼은 30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한유미는 2세트 중반까지 단 한 번의 공격 범실을 기록하지 않는 등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팀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이 했고 티파니는 배유나의 이동공격을 단독으로 떠서 블로킹 하는 등 팀의 사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신인 양효진도 세터와 척척맞는 호흡을 자랑하며 속공을 상대코트에 내리 꽂았고 이진희와 김수지도 간간이 오픈공격 득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반면 네트를 사이에 두고 GS칼텍스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경기 시작할 때부터 선수들은 쫓기는 듯한 분위기가 풍겼다. 16일 구미에서 도로공사에게 2-3으로 패하면서 침체된 분위기가 이날 경기도 이어진 것이다. 또한 GS칼텍스 하께우와 김민지, 정대영의 스파이크가 상대의 멋진 디그에 계속 걷어올려지자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도로공사에 패한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 듯 2세트 한때 앞서나갔지만 리드를 이끄는 팀분위기가 아니었다. 다시 전열을 가다담은 GS칼텍스는 5세트 들어 하께우를 앞세워 다시 앞서나갔지만 경기 막판 공격 범실이 나오면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경기 후 현대건설 선수들은 우승을 한 듯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13일 도로공사전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앉자 경기 도중 눈물을 흘리던 한유미도 이날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연패가 거듭되자 며칠을 열이 나서 앓아 누웠다는 홍성진 감독도 살짝 웃음을 지었다. 또한 홍성진 감독은 "이번 승리를 계기로 앞으로 발돋음하겠다"며 계획도 밝혔다.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쓰러지고 넘어지면서 수비를 한 현대건설 선수들. 드디어 1승을 챙기면서 그들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7rhdwn@osen.co.kr 홍성진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