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권료, 제값인가 헐값인가
OSEN 기자
발행 2008.01.21 15: 26

현대 유니콘스 사태로 한국 프로야구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중에 구단의 적자 해소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운영비에 포함되고 있는 방송중계권료를 구단에 나눠줘야 한다는 구단들의 주장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현재 프로야구 중계권료가 적정가인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프로야구를 비롯한 대부분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은 방송중계권료에 대해 불만이 많다. 방송사들이 외국에서 중계권을 사올 때는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국내 스포츠 기구를 홀대하고 있다는 주장들이다. 현재 프로야구의 연간 중계권료는 국내 방송사들에 총 100억 원선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억 원은 매년 치솟은 해외야구 중계권료에 비하면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초창기인 1997년 30만 달러에서 지금은 연간 1200만 달러(약 110억원)로 뛰어올랐다. 또 SBS스포츠와 MBC-ESPN 등 한국 방송사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요미우리)과 이병규(주니치)의 경기 중계를 위해 지난해 60억 원 이상을 쏟아부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외국 리그의 경기를 국내 안방에 생중계한다는 순기능을 감안한다 해도 한국 프로야구의 가치를 훨씬 상회하는 중계권료는 ‘외화 낭비’라는 비판이 높다. 방송사들이 해외 스포츠에 높은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것은 비단 프로야구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이종격투기인 K-1 중계권료는 지난 5년간 100배나 상승해 3년 310억 원에 CJ 미디어 계열사인 케이블 방송사 XTM에서 중계권을 따냈다. 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활약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도 MBC-ESPN이 100억 원을 넘게 주고 중계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해외스포츠 우대에 대해 프로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계권료 제대로 받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방송사들이 국내 스포츠 중계권을 상대적으로 싸게 구입해서 남는 예산으로 해외 스포츠에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판권을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 방송사의 횡포로 비춰지기까지 한다”면서 “향후에는 프로야구도 제대로 중계권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청률 등을 따져볼 때 국내 프로야구가 해외 야구보다 대접을 못받을 이유가 없다고 항변한다. 한국야구위원회는 향후 중계권료 계약 때는 현재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아낼 태세이다. 그래서 구단들에도 수익금을 일부 나눠주겠다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중계권료를 높여 KBO 살림은 물론 구단 수익 증대에도 일조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스포츠 중계권료가 치솟으면서 한국 프로스포츠도 제대로 대접을 받자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프로축구와 프로농구의 중계권료는 각 50억 원, 프로배구는 15억 5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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