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위기에 직면한 7개 구단의 자세
OSEN 기자
발행 2008.01.21 15: 49

프로야구의 위기에 대처하는 7개구단의 자세는?. 현대 유니콘스 사태의 본질적 위기는 프로야구의 7개구단으로 파행 운영과 축소 그 자체가 아닐지 모른다. 진정한 공포는 프로야구의 가치가 고작 '그것'밖에 안 된다는 데 있다. 그동안 야구계는 현실을 애써 외면했지만 현대 사태를 통해 환부는 만천하에 공개된 꼴이다. 그럼에도 사태에 직면한 기존 7개구단의 태도는 자못 2중적이다. 한편으론 '프로야구단이 합당한 가치를 받아야 한다'라고 역설하면서도 자기네들 스스로 가치를 까먹는 행동을 너무나도 태연하게 범하고 있다. 적자가 매년 수백 억 원 발생하는 판국에 구단이 먼저 "선수 자존심"을 거론한다. 야구판이 이 지경인데도 4년 총액 62억 원 선수가 하마터면(?) 탄생할 뻔했고, 지난해 우승팀과 준우승팀은 세 자릿수 연봉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가 수두룩하다. 한화 류현진의 경우는 불과 두 시즌만 뛰고 연봉이 2000만 원에서 1억 8000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삼성 오승환도 비슷하다. 오죽하면 구단 사람들이 "이런 식이면 몇 년 후 류현진 연봉은 어떻게 감당하느냐"라고 걱정할 정도다. 또한 해외파 복귀시 발생하는 계약금은 어떤가. 용병의 연봉 상한선(30만 달러)을 지키는 구단이 과연 있기나 할까. 몸값 인플레에 대해 돌을 던질 구단이 과연 있겠는가. 자기들이 돈을 더 못 줘 안달을 떠는 듯한데 또 한편으론 힘들어서 야구단 못할 지경이라고 하니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야구단 재정 건전화의 암처럼 취급되고 있는 FA 제도를 만든 장본인은 바로 구단들이니 희극적 비극이다. 그렇지만 구단들은 특혜 논리를 꺼내들어 KT의 야구단 입성을 사실상 무산시켰다. KT와 KBO(한국야구위원회), 그리고 시장이 바라보는 야구단의 가치와 7개구단의 셈법이 다른 모양이니 할 수 없다. 논리로 따지자면 특혜는 특혜이니 원칙을 지켰다고 봐줄 수는 있다. 그러나 이제 7개구단 앞엔 '프로야구단의 가치를 어떤 행동을 통해 끌어올릴 것인가'란 의무와 책임이 따라붙게 됐다. 'KBO가 협상을 미숙하게 해서 이 지경이 됐다'라고 편의적으로 덮어씌우고 끝낼 수준은 넘어섰다. 지난 번 단장 회의에서 FA 철폐나 몸값 30% 인하 등 액션 플랜이 나왔다는데 과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는 구단이 있을지, 또 이런 허리띠 졸라매기 외에 어떻게 하면 팬층을 확대시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구단들이 실천할지 2008시즌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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