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2008년 가을잔치를 겨냥하고 있는 LG가 조용하다. 가장 먼저 2008년 선수단 연봉계약을 마무리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LG는 호주에서 마무리훈련을 마쳤고, 현재는 사이판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이다. 코칭스태프까지 무려 1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한 지난해와 달리 이렇다 할 외부 영입이 없는 LG는 올해는 자체적으로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승리로 가는 길목, 다름 아닌 불펜이다. 지난해 LG는 팀 방어율 6위(4.33)에 머물렀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운 성적이었다. 선발진 방어율(4.48), 불펜 방어율(4.14) 모두 7위에 그쳤다. 그래서 LG는 투수와 타자 1명씩이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올해는 투수 2명으로 외국인선수 인선을 마무리했다. 크리스 옥스프링과 제이미 브라운이 선발투수들이다. 김재박 감독은 두 선수가 기존 박명환과 함께 ‘원투스리 펀치’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불펜이다. 지난해 LG는 블론세이브가 16개로 가장 많은 팀이었다. 역전패가 25패로 현대(28패)-롯데(26패) 다음으로 많았다. 스토브리그에서 마땅한 불펜 요원조차 영입하지 못했다. 지난해 풀타임으로 활약한 마무리투수 중 가장 많은 62경기에 등판해 가장 많은 투구이닝(78)을 소화했던 우규민은 무려 13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그 중 6개가 동점 또는 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해 기록한 것이었다. 마무리 우규민의 부담을 덜어줄 확실한 중간계투층이 매우 얇았던 탓이었다. 김재박 감독은 SK 김성근 감독 다음으로 많은 경기당 평균 3.5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했지만 양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LG에서 확실하게 선발 자리를 보장받은 투수는 박명환-옥스프링-브라운이다. 나머지 제4~5선발 자리는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봉중근·이승호·최원호·정재복·심수창에다 이형종·정찬헌·이범준 등 신인들까지 선발경쟁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들 가운데 선발경쟁에서 탈락할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불펜을 메워줄 후보들이 된다. 하지만 정재복 정도를 제외하면, 확실한 ‘불펜 체질’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게다가 이들 중 다수가 ‘프라이드’가 강하다는 점에서 불펜의 마당쇠를 찾기란 더욱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전혀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재박 감독은 마무리훈련을 마친 후 좋아진 투수 중 베테랑 사이드암 박석진을 꼽았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LG에 합류한 박석진은 전형적인 불펜 타입으로 김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직후부터 꾸준히 영입을 추진할 정도로 기대를 걸었다.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올해에는 불펜에서 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지난해 꽤 좋은 활약을 보인 김민기와 경헌호 그리고 원포인트 릴리프 류택현 등으로 불펜이 구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불펜의 무게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한때 팀의 불펜을 떠받쳤던 이동현의 존재가 더욱 그립지만 그는 올해에도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불펜이 지난해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하지만 6년 만에 가을잔치에 나가기 위해서는 불펜 보강이 필수적이다. 과연 LG가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