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AFC 챔스 찍고 세계를 향해" 야망
OSEN 기자
발행 2008.01.23 07: 47

올 한 해 포항 스틸러스의 목표는 아시아 정벌이다. 그간 여러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지만 직접 확인하고 싶어 똑같은 물음을 던졌다. 조금의 망설임없이 “AFC 챔피언스리그 정복”이란 간결한 대답이 나왔다. 세르지오 파리아스(41) 감독. 지난 시즌 포항을 15년 만에 K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한국 축구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지난 22일 오후 포항 구단 숙소인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파리아스 감독은 “한국을 제패했으니 아시아 무대를 딛고, 세계로 가겠다”고 호언했다. 공격 축구보다는 골을 넣기 위한, 이길 수 있는 축구를 즐겨 구사한다는 파리아스 감독은 아시아 무대를 제패해 한국 프로축구의 위상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다. 고국 브라질에서 휴가를 보내면서도 내내 이 생각만 했단다. 아주 타이트한 일정이 포항을 기다린다. K리그를 비롯해 FA컵, 리그 컵 대회, 한중일 A3 챔피언스컵, AFC 챔피언스리그가 포항이 소화해야 할 대회들이다. 전부를 잡는다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상황. 파리아스는 이 중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결심했다. 국내와 아시아 최고 권위의 두 대회를 석권해 명실상부 진정한 한국 프로축구 최고의 클럽으로 거듭나겠다는 얘기다. “목표는 크면 클수록 좋지 않겠느냐”고 슬쩍 미소를 보인 파리아스다. 말은 쉽지만 현실은 대단히 어렵다. 전력 구성부터 애를 먹고 있다. 현 스쿼드의 수준을 60~70%선으로 판단내린 파리아스는 “우리 팀은 이상적인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솔직히 밝힌 뒤 “대표팀 차출에 재계약에 난항을 겪는 일부 선수들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터키 안탈리아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나는 포항은 1, 2군을 합쳐 전훈 참가 선수단이 대략 25명 정도에 불과하다. 수 차례 연습 경기와 실전을 통해 조직력 극대화를 꾀하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는 파리아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어차피 부족함 속에서 우승을 일궜던 파리아스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떼우겠다는 생각이다. 자신을 수식하고 있는 ‘매직’ ‘기적’ ‘마법’이란 표현에 거부감을 보인 파리아스는 “어려울 때 우리의 진짜 실력이 나온다”고 했다. 부임 4년째를 맞은 파리아스는 또 하나의 뚜렷한 목표가 있다. 어쩌면 아시아 정벌과 거의 비슷한 내용일수도 있겠다. 포항을 세계 무대에서 한국 축구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클럽으로 만들겠다는 것. 마스터 플랜을 공개해 달라는 물음에 파리아스는 “아직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언젠가 나도 한국땅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내가 포항에 와서 한국 축구계에 뭔가 큰 공헌을 하고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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