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팀 컬러 변화로 유종의 미?
OSEN 기자
발행 2008.01.23 09: 15

[OSEN=이상학 객원기자] 최하위 대구 오리온스가 팀컬러 변화로 유종의 미를 노린다. 오리온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둔 지난 이틀간 인천 전자랜드와 실질적인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리온 트리밍햄·주태수·정재호가 전자랜드로 떠난 대신 카멜로 리·전정규·백주익이 새로 팀에 가세했다. 당장 어느 팀이 이득이라 평가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지만 오리온스는 팀컬러 변화를 꾀하며 남은 5~6라운드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지난 22일 안양 KT&G전에 어쩔 수 없이 외국인선수를 한 명만 출전시켜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86-78로 승리해 일단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KT&G전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한 오리온스 김상식 감독대행은 “정적인 농구보다 뛰는 농구를 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높이가 없는 만큼 뛰는 농구를 할 계획이다. 또, 우리 선수들이 외곽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부분을 잘 살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외곽포의 대명사였던 오리온스는 올 시즌 4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5.92개의 3점슛으로 이 부문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KT&G전에서 오리온스는 3점슛을 11개나 몰아넣으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특히 오용준은 3점슛을 5개나 넣었다. 숀 호킨스를 제외하면 골밑 공격이 전무했지만, 3점슛과 빠른 속공으로 다득점하며 경기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이어 김 대행은 트레이드 효과에 대해 “전정규와 리 모두 외곽 공격이 탁월하다. 앞으로 골밑보다 모션오펜스로 경기를 풀어갈 것이다. 선수 전원이 다 움직이며 슛 찬스를 노리는 농구를 펼칠 것이다”고 공언했다. 모션오펜스란 효율성을 추구하는 공격으로 선수 전원의 활발한 움직임이 바탕이 된 조직적인 팀플레이를 골자로 한다. 외국인선수 호킨스와 리로는 골밑 싸움에서 밀릴 것이 자명해 골밑을 제외한 공격루트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김 대행의 계획이다. 호킨스는 작은 신장에도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하고, 리는 외곽슛이 연이어 터지는 폭발력이 있다. 전정규는 오리온스에서 김병철의 뒤를 이을 슈터로 키워질 예정이다. 물론 김 대행의 계획에는 선결 과제도 있다. 김 대행은 “중요한 건 국내선수들의 리바운드 가담이다. 또한, 속공에서 김승현이 치고 나가면 1차 속공보다는 2차 속공을 노리는 쪽으로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높이의 약화로 인해 외국인 선수들은 물론 국내 선수들도 리바운드에 가담, 김승현을 중심으로 한 속공의 시작점을 더욱 많이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수비 리바운드 후 곧바로 이어지는 속공뿐만 아니라 한 템포를 죽이고 이어지는 2차 속공까지 적극적으로 살리겠다는 의지다. 과거의 오리온스처럼 외곽포와 속공으로 승부를 걸 요량이다. 포인트가드 김승현이 복귀한 오리온스는 슈터들의 외곽 찬스와 선수들의 속공 찬스를 만들 기회가 더욱 많아졌다. 7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대기록은 이미 물 건너갔다. 탈꼴찌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처음부터 팬들에게 성적보다는 재미로 기쁨을 주는 팀이었다. 비록 팀 성적은 최하위지만, 남은 경기 동안 재미만큼은 최하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오리온스다. 팀컬러 변화는 최하위로 처진 올 시즌 유종의 미를 향한 오리온스 최후의 승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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