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도 '제3지대 홈경기' 가능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1.24 09: 40

일본 프로야구 최고 인기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센트럴리그 소속이면서도 시즌 중에 삿포로돔이나 야후돔 등 퍼시픽리그 구단들이 홈으로 쓰는 제3지대 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최고 인기팀 답게 연고지역인 도쿄 인근을 벗어나 전국을 순회하며 다른 지역에 있는 요미우리팬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이런 경기가 가능할까. 한국 프로야구 관중동원의 쌍두마차격인 롯데팬과 KIA팬들을 위한 ‘제3지대 홈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인가. 프로야구 경기 일정을 짜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이같은 ‘제3지대 홈경기’ 가능성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KBO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다. 관중몰이와 흥행을 위해서 수도권에서도 지방구단이 홈팀이 돼 몇 경기를 갖는 방안도 생각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현대를 인수하는 팀이 나와 서울로 연고를 옮길 경우 비게 되는 수원구장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1만 4500석의 수원구장에 삼성이 홈팀이 되고 KIA나 롯데가 원정팀으로 오게 되면 만원 관중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에 있는 양 팀 열성 팬들이 지금처럼 잠실구장을 찾아 3루 관중석을 채우듯 수원구장을 가득채우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주중에 원래 홈구장에서 경기를 가질 경우 평균관중 5000명 정도이지만 제3지대인 수원에서 홈경기로 1만 4500명을 채울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또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양 팀 팬들에게는 부산, 대구, 광주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양 팀의 맞대결을 지켜볼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있기도 하다. 이런 식의 제3지대 경기는 수원구장뿐만 아니라 인천 문학구장이나 서울 목동구장도 가능하다. 두 구장은 시즌의 절반 동안은 비어 있기 때문에 좀 더 관중이 많이 들어가는 구장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제3지대 경기의 무대가 될 수 있다. 물론 제3지대 경기가 실현되기에는 걸림돌이 있다. KBO 관계자는 “홈 팀도 원정경기나 마찬가지여서 관중수입으로 원정 비용을 제하고도 남느냐는 점이 문제다. 또 문학이나 목동에서 할 경우에는 기존 홈팀들이 연고권을 침해받는 느낌을 갖게 된다”며 아직은 도입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홈 구장을 장기임대로 사용하고 있는 구단으로서는 다른 팀들에 구장을 빌려주고 임대료로 관중수입의 25%를 받을 수 있지만 수익적인 부분보다는 연고권을 더 중요하게 여길 수 있다고. 아직 현대 사태가 일단락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KBO 차원에서는 ‘관중몰이로 대반전’을 노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야구 활성화 방안들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현대 인수를 위해 현재 협상중인 기업과는 ‘서울 연고’라는 점을 명시했기에 수원서는 올해부터 프로야구 경기가 없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수원 야구팬들과 수원구장 활용을 위해 ‘제3지대 홈경기’를 추진해 볼 만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이다. 마산, 군산, 청주 등에서 열리는 지방구단들의 제2홈경기가 아닌 수도권에서 지방구단간의 ‘제3지대 홈경기’를 볼 수 있는 날이 올 것인지 주목된다. sun@osen.co.kr 지난 시즌 현대의 마지막 홈경기가 열린 수원 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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