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보강 없는' LG, 화두는 '변신'
OSEN 기자
발행 2008.01.24 13: 38

[OSEN=이상학 객원기자] LG 트윈스가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김재박 감독의 부임과 함께 팀 체질 개선에 성공한 LG는 이제 전력적으로도 변화를 노리고 있다. 포지션 및 투구폼 변신으로 변화하고 있다. 코칭스태프까지 무려 100억 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한 지난해와 달리 올 겨울에는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던 LG로서는 자체적으로 전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변신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 이성렬, 포수에서 외야수 김재박 감독은 올해 가장 기대하는 선수로 주저없이 이성렬(24)을 지목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성렬을 제2의 이택근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했다. 이택근은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해 2년 연속 3할 타자로 성장했다. 이택근은 김 감독이 현대 감독 마지막 해였던 2006년 외야수로 변신했다. 김 감독은 이성렬의 타격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시켰다. 김 감독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성렬을 외야수로 전향시킬 계획이었다. 김 감독은 “이성렬은 중장거리포가 가능한 타자다. 3번에서 5번 타순 중 한 자리를 꿰차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우투좌타 이성렬은 대타 시절부터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005년에는 187타수 동안 9홈런을 뽑아내고 장타율 0.449를 기록할 정도로 파워가 남다르다. 1999년 30홈런을 친 이병규를 끝으로 홈런 20개 이상 넘긴 타자가 없는 LG는 그 어느 때보다 거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이성렬은 기동력도 좋아 잠실벌의 광활한 외야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극악의 선구안과 외야 수비력을 회복하고 적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데뷔 후 4년간 이성렬은 볼넷(41개)·삼진(176개)에서 최악의 비율을 보였으며, 포수의 야수 전업은 볼을 받는 방향이 다르다는 점에서 적응이 쉽지 않다. ▲ 김광삼, 투수에서 외야수 김광삼(28)은 지난 1999년 LG 입단 당시 왼손 외야수가 많은 팀 사정에 따라 타자 대신 투수로 입단했다. 신일고 시절 동기 봉중근과 함께 청소년대표팀에서도 중심타자로 활약한 선수가 바로 김광삼이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로는 꽃을 피우지 못한 김광삼은 결국 멀고 긴 길을 돌아 다시 타자로 변신했다. 지난해 시즌 막판 전격적으로 타자 전향을 결정한 김광삼은 호주 마무리훈련을 거쳐서 사이판 전지훈련에서도 타격훈련에 매진하며 실전용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교 시절 외야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김광삼은 수비보다 타격이 성공을 향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김광삼의 타자 변신을 설득하고 이끌어낸 김용달 타격코치는 “기대 이상이다. 스윙 궤도와 허리 회전이 좋고 투구를 따라가는 눈도 좋다”고 평가했다. 투수로는 오른손이었지만 타자로는 좌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김광삼은 아마 시절 ‘차세대 왼손 거포’라는 평가를 받던 선수였다. 그러나 입단 10년 만에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다는 것이 걸림돌이라면 걸림돌이다. 김응국·이승엽·이호준 등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해 성공한 선수들도 대개 입단 1·2년 안에 포지션을 변경했다. 타자로는 실패했던 이대진도 투수 입단 10년 만에 한 변신이었다. 하지만 ‘용달매직’ 김용달 타격코치는 김광삼의 타격 재능과 타자 변신에 대한 의지를 매우 높이 사고 있다. ▲ 신윤호, 오버핸드서 사이드암 ‘2001년 LG의 MVP’ 신윤호(33)도 과감하게 변신하기로 했다. 신윤호의 변신은 나머지 선수들과 달리 포지션 변경이 아니다. 다름 아닌 투구폼 변신이다. 줄곧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오른손 오버스로였던 신윤호는 올 전지훈련에서 사이드암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1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이후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한 신윤호는 ‘마지막 발악’이라는 각오로 사이드암 변신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양상문 투수코치도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다”는 말로 신윤호의 사이드암 변신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윤호의 변신은 제구력 보완과 무관하지 않다. 신윤호는 과거부터 공은 빠르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로 유명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9이닝당 사사구는 무려 4.82개에 달했다. 구위도 나이가 먹으면서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자신감까지 잃으면서 구위를 잃은 빠른 공은 위력이 완전히 사라졌다. 마지막 발악의 발로가 된 이유들이다. 하지만 사이드암으로 변신함으로써 투구시 릴리스포인트가 낮아지고 이에 따라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사이드암으로는 빠른 공을 뿌림으로써 위력을 배가할 수도 있을 전망. 다만 얼마나 실전 무대에서 사이드암으로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 전력은 강화될까 LG는 이성렬과 김광삼에서 공수 양면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성렬과 김광삼 모두 거포 자질을 지녔다는 점에서 오래된 고민인 거포 부재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두 선수의 성장에 기대를 걸며 외국인선수도 2명 모두 투수로 결정했다. 게다가 이성렬은 포수, 김광삼은 투수 출신으로 모두 어깨가 좋아 외야수들의 ‘유리어깨’로 고민이 많았던 LG의 외야 수비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이드암 신윤호가 LG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불펜에서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마땅한 전력보강이 없었던 LG는 이들에게서 당장 올 시즌 성적이 가늠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판 전지훈련 캠프에서 신윤호가 사이드암으로 연습 피칭하고 있다./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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