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4회전, 감독간 자존심 대결로 '후끈'
OSEN 기자
발행 2008.01.25 07: 57

[OSEN=런던, 이건 특파원] 이번 주말 잉글랜드에서는 세계 최고(最古)의 축구 대회인 FA컵 4라운드가 펼쳐진다. 단판으로 펼쳐지기에 그 어느 대회보다도 짜릿한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4라운드에서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주가를 많이 올리고 있는 4명의 감독이 맞대결을 펼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교수와 왕의 맞대결 먼저 스타트는 교수(Professor)와 왕(King)이 맞붙는다. 바로 27일 0시(이하 한국시간)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교수 아르센 웽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과 '킹 케브' 케빈 키건 감독이 복귀한 뉴캐슬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 맨유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아르센 웽거 감독으로서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어 시즌 다관왕을 위한 순항을 계속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지난 23일 칼링컵 4강 2차전에서 숙적 토튼햄에게 9년 만에 1-5로 대패해 팀이 침체에 빠진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 경기에서 아데바요르와 벤트너마저 서로 실랑이를 벌이는 등 팀분위기마저 어수선하다. 때문에 이럴 때 웽거 감독이 자신의 지도력을 선보여야 할 것이다. 뉴캐슬로서는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을 경질한 후 케빈 키건 감독을 불러들여 어느 정도 팀을 추스렸다. 키건 감독 복귀 후 첫 경기였던 볼튼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0-0 무승부를 거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의 가능성을 보인 것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해볼만 하다. 잉글랜드 내에서는 양 감독의 맞대결을 외국인 감독과 국내파 감독의 자존심 대결로 보고 있다. 아르센 웽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외국인 감독으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잉글랜드 출신 감독이 없을만큼(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역시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선수 육성에 있어서도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고 있다. 케빈 키건 감독은 부임할 때부터 잉글랜드 전 언론이 필요 이상의 호들갑을 떨 정도로 잉글랜드 전체로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비록 국가대표팀을 맡았을 당시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11년 전 뉴캐슬과 풀햄 등을 맡아 성공적인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잉글랜드 감독들이 외국인 감독들에게 밀려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기 때문에 키건 감독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 퍼거슨과 라모스, 프리미어리그 첫 맞대결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과 후안데 라모스 토튼햄 감독의 맞대결도 눈여겨 볼 만하다. 퍼거슨 감독은 자타공인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감독으로 그가 이제까지 들어올린 우승컵만 하더라도 열 손가락으로 꼽기가 모자랄 지경이다. 칼링컵에서는 일찌감치 조기탈락한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리그와 동시에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사우디 원정. 맨유는 19일 레딩과의 원정경기가 끝난 후 사우디로 날아가 알 힐랄과 친선 경기를 치뤘다. 이벤트 성격이 짙었던 이 경기에서 맨유는 2-3으로 지며 자존심을 구겼다. 패배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오랜 비행 시간과 시차에서 오는 피로감. 여기에 상대인 토튼햄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큰 부담이다. 이런 맨유를 상대하는 라모스 감독은 자신감에 가득차있다.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맨유가 좋은 팀이기는 하지만 우리 역시 잘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펼칠 것" 이라며 "FA컵에서도 웸블리에서 경기하고 싶다" 며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음을 밝혔다. 토튼햄은 23일 아스날전에서 5-1 승리를 계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당시 경기에서 토튼햄은 로비 킨, 제메인 제나스, 애런 레넌, 스티드 말브랑크 등이 골을 뽑아내는 등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라모스 감독이 언론에 흘린 살생부로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났으며 경기 상황에 맞는 팔색조 전술이 토튼햄을 이끌고 있다. 양 감독은 지난 2006년 여름 프리시즌 매치에서 만난 적이 있다. 라모스 감독은 세비야를 이끌고 올드 트래포드를 방문했는데 0-3으로 패했다. 당시 경기에서 맨유는 루이 사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 데이빗 존스가 골을 넣었다. bbadag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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