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업그레이드' 이종욱, '20-20' 가능할까?
OSEN 기자
발행 2008.01.25 08: 19

한때는 현대에서 방출의 설움까지 겪은 두산 베어스 이종욱(28)은 이제 소속 구단뿐 아니라 대표팀의 어엿한 주전멤버로 성장했다. 빠른 발과 근성 있는 허슬 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작년 시즌 3할 1푼 6리, 84득점, 47도루(도루 2위)를 기록했고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06년 도루왕에 오르며 스타로 발돋움한 이종욱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장타력도 선보여 올 시즌 더욱 기대를 걸게 하고 있다. 이종욱은 지난해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과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 대만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내며 팀을 구해냈다. 비록 작년 정규시즌 단 한 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시즌 말미부터 부쩍 향상된 장타력을 과시했다. 덕분에 올 시즌 이종욱은 '20홈런-20도루 클럽'에 다가설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근년 들어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20-20클럽'이나 '30-30클럽'에 가입하는 선수가 가뭄에 콩나듯 하면서 이종욱이 과연 '똑딱이'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로야구서는 2003년 KIA의 이종범이 20홈런 50도루를 기록한 뒤 4년 만에 지난해 양준혁이 22홈런-20도루을 해낼 때까지 좀처럼 20-20에 근접한 선수를 보기도 힘들었다. 지난 1996년 박재홍(SK)이 처음 기록했던 '30-30 클럽'은 2000년 다시 그가 32홈런-30도루를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 됐다. 사실 야구뿐 아니라 힘과 스피드를 모두 갖춘 선수는 어떤 스포츠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친다. 특히 야구에서는 흔히 호타준족을 상징하는 20홈런 20도루가 그 선수의 힘과 스피드를 대변한다. 이종욱은 일단 작년 성적만 놓고 볼 때는 '20-20클럽'과 거리가 있다. 47개의 도루를 기록할 정도의 스피드는 특출하다. 다만 잠실 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 해도 1개의 홈런은 20-20 클럽에 다가가기엔 멀어보인다. 그러나 작년 플레이 오프와 대표팀에서의 결정적인 홈런 두 방은 이종욱이 얼마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홈런포의 짜릿한 맛과 함께 장타에 자신감이 붙은 이종욱에게 '20-20클럽'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단지 팀 내에서 톱타자 구실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거포보다는 출루율과 도루에 더 집중해야 하는 점은 '20-20클럽'으로 가는 길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한편 이종욱과 함께 두산의 '쌕쌕이 클럽' 멤버인 2루수 고영민도 올 시즌 '20-20클럽'가입이 유력한 후보이다. 고영민은 지난해 도루 36개, 홈런 12개로 이종욱보다 장타력에서는 앞섰다. LG의 '쿨가이' 박용택과 작년에 이미 최고령 '20-20클럽'의 신기록을 세운 양준혁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heman81@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