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 부산으로 돌아온 두 명의 옛 영웅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부산 아이파크의 안정환(32)과 롯데 자이언츠의 마해영(38). 나란히 부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며 최전성기를 보냈던 두 명의 노장은 공교롭게도 동시에 '친정'으로 돌아와 재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 지난 1998년 대우 로얄즈에 입단한 안정환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긴 머리를 하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부산팬들에게 최고의 선수로 기억됐다. 특히 데뷔 이듬해인 1999년에는 당시 삼성 블루윙스가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환이 MVP를 수상하는 등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안정환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부산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총 87경기에 출전해 44골-11도움을 기록하며 대우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끌었다. 마해영은 지난 1995년 롯데에 입단해 1999년도 정규리그 타격왕에 오르며 자신의 진가를 나타내는 등 부산지역을 대표하는 4번 타자로 2000년까지 활약했다. 그러나 나란히 부산을 떠나며 그들의 고행은 시작됐다. 안정환은 부산을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 A 페루자로 진출했다. 한국인 최초 세리에 A 선수가 됐지만 구단과의 불화로 제대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후 2002년 한일 월드컵서 조별예선 미국과 16강전 이탈리아와 경기서 득점을 뽑아냈지만 결국 세리에 A서 퇴출되며 J리그 시미즈로 팀을 옮긴 후 프랑스 FC 메스, 분데스리가의 MSV 뒤스부르크를 거쳐 지난 시즌 수원을 통해 국내에 복귀했다. 하지만 두터운 수원의 공격진 틈에서 경쟁을 뛰어넘지 못하고 25경기 동안 5득점에 그쳤다. 특히 시즌 초반 5골을 몰아쳤을 뿐 후반기에는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마해영은 선수협의회 파동 끝에 2001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고 KIA(2004년), LG(2006년)를 거쳤다. 작년엔 1군에서 11경기밖에 뛰지 못하며 2군으로 강등됐고 결국 입단 테스트를 통해 친정팀인 롯데로 복귀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안정환과 마해영이 받은 연봉은 전성기 시절의 자신의 몸값과는 천양지차. 그렇기 때문에 부산의 스포츠 붐을 일으킴과 동시에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예전과는 다른 나이와 기량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이유를 떨쳐버리고 안정환과 마해영은 성공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과연 프로 선수로 발을 들여놓은 친정팀에서 두 명의 옛 영웅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