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61, 본명 최홍기)는 특별한 애칭이 없다. ‘엘레지의 여왕’(이미지), ‘가왕’(조용필), ‘라이브의 황제’(이승철)처럼 따로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그냥 그 이름만으로 ‘카리스마’이기 때문이다. 1947년생으로 이미 환갑을 넘긴 나훈아이지만 아직도 가요계의 거목으로 존재하는 이유도 바로 무대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 덕분이다. 한때 지상파 TV에서 무대를 사로잡는 ‘나훈아 카리스마’를 분석하는 특집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로 나훈아의 무대 파워는 막강했다. 당시 TV 프로그램에서는 노래와 외모, 의상은 물론 무대에서 나훈아가 보여주는 행동 하나하나를 분석했다. 객석을 향해 찌르는 손짓, 카메라를 비스듬한 각도로 맞이하는 몸짓, 그리고 강력하게 쏘아대는 눈빛 등을 꽤나 과학적으로 캐곤 했다. ‘나훈아 스캔들’의 발단이 된 세종문화회관 공연 취소 건도 무대에서 더욱 강해지는 나훈아였기에 필요 이상으로 화제가 된 듯하다. 반드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TV 출연을 거의 하지 않고 공연 무대 위주로 펼친 활동도 결국의 나훈아의 카리스마를 키우는데 일조했다. 그의 이름을 비슷하게 차용한 이미테이션 가수가 등장하는 것도 일견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히트곡들도 엄청나다.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물레방아 도는데’를 비롯해 ‘사랑은 눈물의 씨앗’ ‘머나먼 고향’ ‘고향역’ ‘해변의 여인’ ‘청춘을 돌려다오’ ‘잡초’ ‘영영’ ‘무시로’ ‘갈무리’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이들 노래들은 요즘도 노래방에서 흔히 불려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전성기인 1960, 70년대는 말할 것도 없고 2000년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노래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나훈아의 히트곡들이 ‘유행가’를 넘어 ‘명곡’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증거가 될 듯하다. 공식적인 데뷔 곡이 1966년에 나온 ‘천리길’이니 40년을 넘게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이다. 하지만 이런 무대 위의 독보적인 카리스마는 잦은 스캔들로 이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게 된 것도 ‘카리스마’ 나훈아가 짊어지고 가야 할 업보일지도 모르겠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