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비즈니스이다.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시작된 비즈니스가 프로야구인 것이다. 프로야구를 최초로 시작한 미국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하게 프로야구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 그리고 27년의 프로야구 역사를 지닌 한국 등 모든 국가들은 수익창출을 위해 열심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최근 현대 사태로 인해 구단들이 적자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힘을 쏟을 태세인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마케팅 전문 자회사인 KBOP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일부 구단들이 ‘KBOP가 통합마케팅이라는 미명아래 구단들의 독자적인 수입을 가로막는다’며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MLBP를 통한 활발한 통합마케팅과 더불어 구단 차원의 독자적인 마케팅으로 수익증대를 꾀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과 한국의 통합마케팅의 성공에 고무돼 새롭게 마케팅 전담 기구를 탄생시키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돈벌이 보다는 구단과 KBO간 ‘헤게모니 싸움’에 KBOP가 불똥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한마디로 한국에서는 마케팅이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에서는 ‘돈벌이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명문구단 보스턴의 전통파괴 마케팅 오는 3월 하순 일본 원정에 돌입하는 월드시리즈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의 파격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보스턴 구단은 3월 22일(한신전, 낮 12시)과 23일(요미우리전, 저녁 7시)의 시범경기와 3월 25~26일(저녁 7시, 도쿄돔) 열리는 오클랜드와의 2008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에 맞춰 여행 회사와 연계해 400여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보잉 747기를 대여, 미국 현지팬을 일본으로 수송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이 일본에서 치르는 4경기를 패키지로 묶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래리 루키노 보스턴 구단 사장은 '미국에서만 수 천 명이 도쿄돔으로 몰려들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밖에 루키노는 한국이나 대만, 중국 등 아시아권에 퍼져 있는 외국 팬들도 보스턴 경기를 보러 올 것이라 확언했다. 또한 보스턴은 한신-요미우리와의 시범경기에 한해 기업명이 부착된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폰서사로 선정된 IT 기업 EMC의 로고를 유니폼 왼쪽 소매에 붙이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는 보스턴 구단 100여 년 역사상 최초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는 본래 유니폼에 기업명이나 특정 로고 부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본 원정 시범경기이기에 예외가 허용된 것이다. 이외에도 보스턴은 일본 원정이란 시기에 맞춰 '홈구장 펜웨이파크에 마쓰자카 전용석을 만들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일본인 선수 개인의 이름을 빌린 전용석이 만들어지는 것 역시 빅리그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한마디로 보스턴 구단은 단순한 홍보차원의 일본 원정 개막이 아닌 구단 수입을 위해 전통도 깨는 마케팅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일본 퍼시픽리그 통합마케팅 실험 최고 인기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속한 센트럴리그에 비해 인기도 떨어져 고전하고 있는 퍼시픽리그가 통합 마케팅으로 판로 뚫을 태세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퍼시픽리그 6개구단이 공동 홈페이지 운영, 인터넷 중계권의 통합, TV 중계권의 공동 매각에 합의했다'라고 일제히 소개했다. 소프트뱅크-니혼햄-롯데-라쿠텐-세이부-오릭스 등 6개구단은 '퍼시픽리그 마케팅(PLM)'이란 공동 사업체를 출범시킨 뒤 이곳에 통합 인터넷 홈페이지 설계와 운영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는 오는 31일 오픈될 예정인데 퍼시픽 6개구단의 데이터가 전부 한 곳에 담겨져 정보 접근성 강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PLM 측은 '미국 프로스포츠리그의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참고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IT기업을 모기업으로 거느린 구단(소프트뱅크, 라쿠텐)이 있는 퍼시픽리그의 특색을 융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이밖에 퍼시픽 구단들은 포털 사이트 야후와 연계해 일부 지방 순회 경기를 제외한 정규시즌 전경기의 중계에 합의했다. 지난해 참가하지 않았던 오릭스와 세이부까지 동참한 것이다. 아울러 휴대폰 유료 서비스 역시 오릭스가 가세해 6개구단 전부가 모바일 콘텐츠 제공에 합의했다. 이밖에 니혼햄을 제외한 5개구단은 2008년부터 2년간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GT 엔터테인먼트에 클라이맥스시리즈를 포함한 퍼시픽리그 전경기의 독점 중계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단 GT의 독점권은 케이블 TV와 인터넷에 한정돼 있고, 지상파와 BS 방송 중계권은 종전대로 유지해 각 구단이 판매권을 소유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의 공세와 센트럴리그의 견제란 2중의 어려움에 처해 있는 퍼시픽리그가 연합 마케팅 전선을 통해 활로를 구축할 태세이다. 이전까지 구단들이 개별적으로 중계권을 판매하고 홈페이지도 별도로 운영하던 것을 통합 마케팅 기구에서 관리, 수익증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중계권을 구단들에게 돌려달라는 한편 홈페이지조차 통합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면서 수익증대를 노리는 일본 퍼시픽리그다. 퍼시픽리그의 통합 마케팅이 성공하게 되면 센트럴리그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un@osen.co.kr 관중이 가득 들어찬 보스턴의 펜웨이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