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정규리그 1위 승부수 언제 띄울까?
OSEN 기자
발행 2008.01.27 09: 23

“크게 욕심내진 않습니다”(문용관 감독). “할 수 있으면 해야죠”(이영택). 감독과 선수의 입장 차이일까. 고공 비행을 줄곧 이어가고 있는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과 장신 센터 이영택이 정규리그 목표를 밝히는 방식이 다소 달랐다. 대한항공은 지난 26일 오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있은 NH농협 2007-2008 V리그 4라운드 서울 중립경기서 삼성화재를 풀세트 끝에 꺾고, 더욱 치열한 선두 싸움을 예고했다.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이 계속 이어지며 경기 시간도 2시간 6분이나 소요돼 선수들과 벤치의 진을 다 뺐다. 어려운 경기를 승리한 문 감독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와 나란히 13승 3패를 기록했다. 다만 점수득실률에서 뒤져 2위일 뿐 언제라도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문 감독과 선수들은 정규리그 1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어쩌면 부담을 떨치기 위함일지는 몰라도 공식 인터뷰에 들어선 문 감독은 “(1위에)크게 욕심은 내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이영택은 “할 수 있을 때는 하는 게 옳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규리그 1위의 메리트는 분명 있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게 돼 부담스러운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 기간 중요한 휴식을 얻게 돼 리그내 쌓인 피로를 조금이나마 풀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특별히 1위를 의식하지 않겠다던 문 감독도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일주일 가량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용병 한 명을 데려오는 것 이상의 가치”라며 조금은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사령탑에 비해 부담이 덜한 이영택은 굳이 숨기지 않았다. 할 수 있다면 당연히 1위에 올라 여유를 갖겠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할 수 있다면 꼭 선두로 정규리그를 마쳐야 한다. 그게 옳다고 생각한다”. 7라운드까지 치러야 하는 일정상 사실 앞으로도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4라운드가 막 시작됐을 뿐이다. 문 감독의 말마따나 “이제 전환점에 불과한 시기”다. 시시각각 순위는 계속 변할 수 밖에 없고, 다른 라운드에 비해 숨가쁜 일정은 선수들의 체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더 부담스러운 점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승리했을지언정 전체적으로 밀리는 게임을 했다는 사실이다. 공격 성공률이 대한항공은 46.97%였고 삼성화재는 51.13%로 더 높았다. 범실도 대한항공이 25개로 삼성화재의 21개보다 많았다. 추이를 더욱 전망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막 첫 걸음을 떼기 시작한 서울 중립경기. 모두가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는 시점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조만간 시도할 승부수가 기대될 따름이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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