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스 마무리 오승환(26)의 별명은 ‘돌부처’다. 이미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강타자들을 상대로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또 긴박한 상황에서 팀을 지키기 위해 올라가는 마무리 투수인 그는 표정의 흔들림이 없는 ‘포커페이스’이기도 하다. 안타를 맞아도 삼진을 잡아도 언제나 무표정이다. 오승환은 작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40세이브(4승 4패 40세이브 방어율 1.40)를 달성하며 최고 마무리 투수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과연 올 시즌 3년 연속 40세이브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미 오승환은 2006년에 1994년 정명원(태평양, 40세이브)과 2000년 진필중(두산, 42세이브)에 이어 한국프로야구 통산 세 번째 40세이브 달성의 주인공이 됐다. 그것도 아시아 신기록인 47세이브를 달성, 기쁨은 더 컸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단 세 명의 선수만이 기록한 40세이브. 이미 오승환은 작년까지 2년 연속 40세이브를 달성하며 벌써부터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호칭이 따라다닌다. 오승환이 올 시즌 3년 연속 40세이브의 신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가까운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주니치의 특급 마무리 이와세가 작년에 3년 연속 40세이브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우선 세이브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팀의 탄탄한 전력이 전제 조건이다. 전력이 강해야 마무리에게 등판 기회가 많이 오는 것이다. 또 안정된 선발진이 필요하다. 마무리 투수에게 공을 넘겨주기까지 미들맨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작년 정규리그 4위에 그친 삼성은 62승을 거뒀다. 팀이 승리하는 경기 절반 이상에 오승환이 세이브를 기록한 것이다. 단 두 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을 만큼 오승환의 투입 성공률은 높았다. 일단 삼성은 올 시즌 에이스 배영수가 돌아온다. 작년 시즌 팀의 유일한 10승 투수였던 제이미 브라운(12승)이 LG로 떠났지만 배영수의 존재는 든든하다. 새 용병 투수인 오버뮬러도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임창용이 일본으로 진출했지만 선발진과 중간 불펜 투수들의 전력 누수는 없어보인다. 타선도 한화에서 뛰던 크루즈를 영입하며 강화했다. 작년에 부진했던 톱타자 박한이가 살아나고 크루즈가 작년만큼 해주면 타선에 빈 틈이 없어 보인다. 최소한 작년(5할 8리)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는 멤버를 구축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오승환 자신에게 달린 셈이다. 그는 단국대 시절 팔꿈치를 수술하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는 팔꿈치에 이상이 생겨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그의 주무기는 알고도 못 친다는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다. 오승환에게 볼끝이 살아있는 직구가 없다면 상대 타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 오승환이 시즌을 앞두고 가장 좋은 공을 던졌던 2006년도의 구위를 되찾는 것도 관건이다. 2006, 2007시즌 연속으로 40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점 대를 기록한 오승환의 존재는 삼성에게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지키는 야구’를 주장하는 선동렬식 야구에 있어 뒷문을 책임지는 오승환의 임무는 막중했다. 오승환은 어느덧 프로야구 4년차 최고 연봉(2억 2000만 원)을 받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가 됐다. 삼성을 상대로 하는 팀이라면 경기를 뒤집기 위해 오승환과 승부에 많은 신경을 쓸 것이다. 그만큼 구질이 노출됐고 타자들도 오승환의 습성을 알아가고 있다. 오승환 스스로가 자신의 공을 믿고 과감하게 정면승부하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를 유지할 수 있는지도 40세이브 달성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작년 시즌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도 40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이다. 괌 전지훈련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오승환이 팔꿈치의 이상 없이 예전의 구위를 찾아간다면 그의 3년 연속 40세이브 신기록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heman81@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