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허정무호의 첫 항해가 시작됐다.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20명의 대표팀 선수들은 강도 높은 체력훈련으로 스타트를 뗐다. 27일 오후 파주NFC에서 진행된 대표팀 소집 공식 첫 훈련에서 대표팀 선수단은 10여 분간의 가벼운 스트레칭과 15분간의 러닝으로 서서히 몸을 푼 뒤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이날 훈련의 포커스는 체력. 백호구장 터치라인에서 셔틀런 훈련이 진행됐다. 반 데를레이 피지컬 트레이너의 휘슬 소리에 맞춰 그라운드를 가볍게 뛰던 선수들은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터라 금세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오후 3시 15분. 허 감독과 김현태 GK코치 등 대표팀 스태프가 지켜보는 앞에서 선수들은 각기 2명씩 짝을 지어 50m 왕복 달리기 훈련이 시작됐다. 겉으로는 쉽게 보여도 50m 거리를 7차례 오가고 나면 쉽게 지칠 수 밖에 없었다. 시즌이 끝나고, 한참을 쉬었던 선수들의 표정은 일그러졌고, '헉헉'거리는 거친 숨소리가 필드를 울렸다. 핌 베어벡 감독 체제에선 거의 볼 수 없었던 체력 훈련이었다. 김현태 코치는 "여기까지만 달려와라"고 외치며 점점 발걸음이 무거워지는 선수들을 독려했고, 허 감독 역시 "빨리 못뛰어"라고 소리를 질렀다. 조진수-정조국, 황지수-염기훈, 박원재-조원희, 김남일-이관우, 조성환-황재원, 조용형-곽희주, 곽태휘-김치우, 이종민-이동식, 김병지-염동균 등 주로 포지션에 맞춰 짝을 이뤘다. 대다수 조가 1분대를 훌쩍 넘어선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을 올린 선수는 이번에 처음 선발된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의 골게터 조진수. 57초를 기록해 코치진의 칭찬을 받았다. 조진수의 뒤를 이어 조원희(수원), 구자철(제주), 염기훈(울산) 순으로 1분 이내를 기록했고, 가장 느린 이는 주장 김남일(빗셀 고베)과 김병지(서울) 등이었다. 허 감독은 김병지가 멋쩍은 표정으로 운동장 중앙에서 패싱 훈련을 하던 선수단에 합류하기 위해 돌아서자 "예전의 (김)병지가 아니야"라며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한편 허 감독은 모든 훈련을 마친 뒤 "솔직히 원하는 100% 상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실망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며칠 훈련을 진행하며 몸 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리겠다"고 선수들의 체력 상태를 설명했다.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로 마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처음부터 강도 높은 체력 테스트를 진행한 허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 선수들에게 여유는 없어 보였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