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올드트래포드(맨체스터), 이건 특파원] "뭐야. 이거? 박지성이 없네". 27일 오후 올드 트래포드 경기 시작 1시간여전, FA컵 4라운드를 취재하기 위해 경기장에 모여든 한국 취재진들은 술렁였다. 손에 든 선발 선수 명단에 박지성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 선발 명단은 커녕 교체 선수 명단에서도 박지성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자 취재진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대편에는 토튼햄 이영표의 이름이 선발 명단에 버젓이 들어가 있어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윽고 한국에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박지성의 선발 제외 원인이 무엇인지를 묻는 전화였다. 인터넷에서는 박지성 부상설, 감기설 등 다양한 루머가 퍼져나왔다. 한국 취재진들은 경기 시작전 선수 가족석을 주시했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경기를 관전하는 자리에 박지성이 나오지 못한다면 그의 몸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 그러나 다행히도 경기 시작 전 박지성은 크리스 이글스 등과 함께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왜 박지성을 출전선수 명단에서 제외시켰을까? 맨유의 선발 출전 명단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4명(쿠쉬착 골키퍼 제외)의 선발 명단 중 폴 스콜스의 이름을 먼저 넣었을 것이다. 이미 경기 며칠전부터 스콜스의 귀환을 공공연히 밝혔기 때문. 여기에 컵대회의 특성상 이기고 있는 상황에 자물쇠를 걸어잠글 수비수가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대니 심슨이었다. 또한 안데르손 역시 심슨과 맥을 같이한다. 따라서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박지성과 나니 둘을 두고 고민했을 것이다. 결국 선택을 받은 쪽은 나니였다. 개인기와 강력한 중거리슈팅 능력을 갖춘 나니를 조커로 놓는 것이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어려운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 여기에 맨유의 빡빡한 일정도 고려했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다녀온 상황에서 3일 후 있을 포츠머스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박지성을 쉬게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게 퍼거슨 감독의 복안이었던 것이다. 박지성 본인도 경기 전 발행되는 경기 프로그램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선덜랜드전에서 30여분 뛰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며 100%는 아님을 밝힌 바 있다. FA컵에 결장한 박지성. 하지만 몸에 큰 이상이 없는 이상 오는 30일 포츠머스와의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는 나설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bbadag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