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손등 낙서'가 대어 KT&G를 낚았다
OSEN 기자
발행 2008.01.28 11: 08

대어 KT&G를 완파하는 파란을 일으킨 도로공사의 승리 원동력이 있었다. 다름 아닌 선수들 손등에 빨간색 펜으로 써놓은 문구였다. 지난 27일 서울 올림픽제2체육관에서 펼쳐진 NH농협 2007-2008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서 4위 도로공사는 2위 KT&G를 3-0으로 제압, GS칼텍스의 3위 자리를 위협하고 나섰다. 23득점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한송이는 빨간색 펜으로 손등에 써놓은 낙서의 사연을 묻자 "경기 전에 (하)준임이랑 장난으로 낙서를 했는데 나중에는 코트에 나선 7명의 선수 전원에게 해줬다. 웃자고 한 일인데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경기 전 한송이와 하준임은 서로의 손등에 경기에서 해야 할 일이나 주의할 점을 적어주었다고 한다. 한송이는 하준임의 손등에 "서브 미스하지마", 하준임은 선배 한송이에게 "미스 노, 30득점"이라고 적어주었다. 한송이는 하준임이 적어준 대로 30득점까지 올리지는 못했지만 4번의 2점 백어택 득점을 포함 23득점이라는 기록을 올렸으니 하준임이 써준 글씨가 큰 효과를 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결국 두 선수가 시작한 손등의 낙서는 코트에 나서야 할 주전선수 7명 모두에게 퍼졌고 한송이는 리베로 김해란에게 "디그 100%"라고 써줬고 센터이자 신인인 이보람에게는 "정신놓지 말자"고 써줬다. "준임이한테 써주다가 결국 다 써주게 됐다"고 웃으며 사연을 밝힌 한송이는 "임효숙 선배에게는 '게임할때 웃어'라고 써줬고요. 경기 때 표정이 어두워서요. 성격 급한 (최)윤옥이는 '천천히'라고 써줬어요"고 말했다. 한편 박주점 감독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물음에 "힘내세요"라고 답하며 쑥쓰러운듯 웃었다. 7rhdwn@osen.co.kr 지난 27일 경기서 한송이(오른쪽)가 왼 손등에 낙서를 적어 놓은 채 리시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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