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드래프트'의 들러리 아닌 알짜는 누구?
OSEN 기자
발행 2008.01.29 08: 10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하승진 드래프트’의 날이 밝았다. 29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2008 KBL 신인 드래프트에 대한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사상 최대어로 평가되는 최장신 센터 하승진(23·221.6cm)이 마침내 프로농구에 입성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1998년 현주엽과 2002년 김주성보다도 그 열기가 더 뜨겁다. 일찌감치 올 신인 드래프트는 ‘하승진 드래프트’로 명명됐다. 하지만 하승진을 지명하지 못하는 팀들에게도 전혀 아쉬울 게 없는 드래프트가 될 것이다. ‘황금어장’이나 다름없었던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못지않게 올해에도 특급선수 및 알짜배기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2순위 후보는 역시 경희대 출신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26·200.2cm). 하승진이 아니었더라면 유력한 1순위 후보자였다. 2006년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를 통해 아마농구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김민수는 귀화 혼혈선수로 군문제가 해결됐다는 점도 큰 플러스요인이다. 골밑슛, 중거리슛, 턴어라운드슛, 포스트업, 속공 마무리 등 다양한 공격루트를 지닌 김민수는 운동능력도 좋아 성장 가능성도 높이 평가된다. 그 신장에 그만한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는 쉽게 구할 수 없다. 그러나 수비가 약하고 몸싸움을 기피한다는 게 약점. 4학년 때 체중을 불리며 빅맨으로 변신한 것도 결과적으로 득이 되지 못했다는 평이다. ‘중앙대 듀오’ 윤호영(24·195.6cm)-강병현(23·193cm)도 김민수와 함께 2순위 지명을 다투는 후보들이다. 윤호영은 ‘제2의 김영만’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주인공이다. 슛이 매우 정확하고, 수비력도 뛰어나다. 탄력과 스피드도 두루 갖추고 있어 김민수 못지않게 성장 가능성이 풍부하다. 지난해 대학리그 27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 44.2%를 기록할 정도로 고감도 슛 적중률을 지니고 있다. 골밑 플레이도 필요할 때마다 쉽게 해낸다.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넘나든 윤호영은 ‘괴물센터’ 오세근과 함께 골밑을 철옹성처럼 지키며 중앙대 38연승 행진의 주역이 됐다. 지난해 활약으로 김민수에게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프로에서 빅맨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김민수보다 아래로 평가되지만 대신 윤호영은 전문성이 앞선다. 강병현은 가드가 약한 팀들에게 환영을 받을 수 있는 특급 유망주다. 장신가드로 기본기와 화려함을 겸비한 플레이를 펼쳐 일찌감치 예비스타로 주목받았다. 경기운영 능력과 득점력을 모두 갖춘 강병현은 가드치고는 운동능력도 놀라울 정도로 좋다. 스피드가 빠르고 종종 덩크를 터뜨릴 정도로 탄력이 뛰어나다. 이 같은 다재다능함이 강병현의 최대 강점이다. 포인트가드를 볼 정도로 코트비전이나 패싱력이 괜찮고, 슈팅가드로 득점을 책임질 정도로 해결사적 기질도 다분하다. 전주 KCC 허재 감독이 선수생활 말년 강병현을 직접 ‘후계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중앙대의 38연승 행진 역시 강병현이라는 다재다능한 장신가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승진·김민수·윤호영·강병현으로 ‘빅4’가 가려진 가운데 고려대 차재영(24·192.8cm)은 유력한 5순위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차재영은 지난해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서 ‘빅4’와 함께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려 그 기량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성실함이 강점으로 부각되는 선수다. 특히 예술적인 덩크슛으로 ‘아트덩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리바운드·수비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공헌하는 방법을 잘 안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슈팅력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대학리그 19경기에서 3점슛 성공률이 겨우 31.8%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슛은 언제든 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재영의 5순위 지명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동국대를 사상 첫 농구대잔치 준우승으로 이끈 정재홍(176cm)·기승호(192cm) 그리고 단국대 정휘량(197cm), 한양대 이지운(191cm), 건국대 이상수(191cm), 연세대 김용우(193cm), 고려대 양우섭(184cm) 등이 유력한 1라운드 지명후보들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송도고-동국대 출신으로 김승현(오리온스)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온 정재홍은 가드진이 약한 팀에게 지명될 것이 유력하다. 여기에 장신포워드 정휘량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처럼 예년과 달리 연세대-고려대가 아닌 비주류 출신 대학 선수들이 기량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올 드래프트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조짐이다.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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