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삼성 감독이 현역 시절 은사인 김인식 한화 감독의 재활공장장 계보를 이을까. 김 감독의 별명은 재활공장장. 부상이나 실력 저하로 타 구단에서 퇴물 취급 받는 선수들을 '믿음'이라는 특효약으로 제 기량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둥지를 잃은 조진호(33), 이상목(37), 구자운(28)을 영입한 선 감독이 이들에게 '부활의 날개'를 달아줄 것인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빅리거 2호' 조진호와 계약금 없이 연봉 5000만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1998년 미국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한 조진호는 2002년 국내 무대로 돌아와 2003년 SK에서 4승 5패(방어율 5.20)에 그쳤다. 이듬해 병역 비리에 연루돼 그라운드를 떠난 뒤 새 둥지를 찾지 못한 조진호는 자신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삼성에서 못다 피운 성공의 꽃을 피울 각오다. 롯데에서 방출된 '포크볼러' 이상목도 12월 삼성의 부름을 받고 현역 생활을 연장한 케이스. 대구 성광고를 졸업한 뒤 1990년 삼성에 입단한 이상목은 1993년 빙그레(현 한화)-2004년 롯데를 거쳐 1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부상과 기량 쇠퇴보다 감독과의 코드가 맞지 않아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게 대체적인 평가. 선 감독은 지난 8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첫 훈련에 앞서 "이번 해외 전지 훈련을 통해 조진호와 이상목을 윤성환, 정현욱, 차우찬 등 기존 선발 후보들과 경쟁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속 구단과 연봉 문제로 마찰을 빚으며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뒤 28일 삼성과 계약을 맺은 구자운은 젊은 나이와 검증된 기량이 매력 포인트. 시즌 후 어깨 수술을 받아 당장 실전 투입은 어렵지만 오는 6월에나 공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선 감독이 이들을 부활시키며 새로운 재활공장장의 탄생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