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미겔 카브레라(25.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합류로 졸지에 자리를 빼앗긴 브랜든 인지(31)가 단단히 화가 났다. "차라리 트레이드를 해달라"며 떠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인지는 30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단이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지만 스프링트레이닝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사람들은 '그냥 600만 달러 받고 벤치에 앉아 있지 그러냐'고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다. 나는 주전으로 뛰고 싶다"며 디트로이트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2001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인지는 초반 포수로 활약했한 뒤 2005년부터 3루로 옮겼다. 그해 160경기, 2006년 159경기에 출장한 그는 지난해에도 150경기를 3루수로 소화하며 입지를 다졌다. 디트로이트도 그의 존재감을 인정해 2006년 겨울 4년 2400만 달러라는 섭섭치 않은 대우를 보장했다. 그러나 이번 겨울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대형 트레이드로 카브레라를 영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 '천직'으로 여겼던 3루 자리를 내줘야 하는 인지로선 이럴 바에야 다른 구단에서 뛰는 게 났겠다는 생각이다. "입맛이 쓰고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는 예전처럼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라며 후보 강등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인지의 소망대로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는 또 다시 자리를 옮겨야 한다. '원포지션'인 포수로 전향한다 해도 이반 로드리게스라는 '큰 산'이 가로 막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로드리게스를 받쳐줄 백업포수 밴스 윌슨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 당장 포수 한 자리가 빈 상태다. 인지는 디트로이트 입장에서 포기하기 아까운 선수다. 여러 포지션을 활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이 특별하다. 포수와 3루수는 물론 외야 3자리를 모두 맡은 적이 있다. 대학 시절에는 유격수와 투수로도 뛰었다. 짐 릴랜드 감독은 이 때문에 "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 기용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디트로이트 투수와 포수들의 스프링캠프 소집일은 다음달 16일. 그때까지 이적이 성사되지 않는 한 인지는 캠프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아줘야 한다. 인지는 "3루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포지션에서 주전 자리를 굳히고 싶다. 하지만 내 희망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 같다"며 '슈퍼스타'에 밀린 설움을 드러냈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