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에서 전대미문의 외국인 선수 '강탈극'이 벌어졌다. 퍼시픽리그 소프트뱅크는 지난 29일 낮 12시 요미우리 출신 우완투수 제레미 파웰(31)의 영입을 전격 발표했다. 계약기간 1년, 연봉 1억 엔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미 계약 합의를 발표했던 오릭스는 소프트뱅크가 파웰을 강탈해갔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파웰은 이중계약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파웰과 꾸준히 협상을 해온 오릭스는 이미 11일 계약 합의를 발표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파웰이 오릭스와 정식 계약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고 미국 주재 스카우트를 동원, 파웰과 물밑 접촉했다. 결국 1주일 동안 교섭을 통해 통일계약서 원본에 사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날 파웰의 계약 사실을 발표한 소프트뱅크측은 통일계약서의 존재를 확인하며 계약의 정당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다케우치 구단 최고집행책임자(COO)는 "통일계약서는 일본에 유일하게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사인을 받지 않는다면 스카우트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현지에서 문제없이 사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릭스는 맹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파웰의 서명이 들어간 통일계약서 사본이 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야구계의 근본을 흔드는 사태이다. 파웰, 소프트뱅크 양측에 분노를 느낀다. 이것이 인정된다면 외국인 계약의 나쁜 선례를 만들게 된다"며 비판했다. 오릭스는 파웰에게서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확인 전화와 이메일에 대해 대리인의 응답이 없다는 것. 나카무라 본부장은 "이중계약 아닌가. 최종적으로 파웰의 부인과 이야기했다. 법적인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이중계약 의혹도 나타냈다. 이날 오릭스는 퍼시픽리그 연맹에 이의제기를 했다. 파웰과 교섭 경위를 설명하고 통일계약서 사본도 전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쓰노다 마사시 구단 대표는 "우리는 통상적인 계약을 했을 뿐이다. 사무국에 있는 그대로를 말하겠다"고 강경한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아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sunny@osen.co.kr 파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