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 가담한 적 있느냐", MLB '심판 뒷조사' 논란
OSEN 기자
발행 2008.01.31 06: 52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KKK 활동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심판들의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 뒷조사를 실시하면서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 집단인 'KKK(Ku Klux Klan)' 가담 여부를 확인해 물의를 빚고 있다. 존 허시벡 메이저리그 심판노조 위원장은 31일(한국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심판들의 뒷조사를 위해 메이저리그는 무례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심판의 이웃들에게 해당 심판이 KKK에 가담한 적이 있느냐고 묻고 있다"며 "심판들의 권위와 체면을 깡그리 짓밟는 짓"이라고 흥분했다. 지난해 8월 NBA 심판 팀 도나히가 자신이 맡은 경기에 도박을 한 사실이 FBI 수사 결과 드러나면서 미국에선 '심판의 도덕성'이 화두로 떠올랐다.이후 각 프로 스포츠 기구는 심판들의 도덕성을 검증한다는 명목으로 사생활을 파헤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도나히 불똥'을 목격한 메이저리그도 '사설 요원'들을 각 심판이 거주하는 지역에 파견해 뒷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조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심판의 이웃들에게 '아내 폭행, 마리화나 복용, 호화 파티 개최 여부는 물론 KKK 활동 경력까지 캐물으면서 심판들의 인내심이 폭발 지경에 이른 것. 허시벡과 라멜 맥모리스 심판노조 대변인에 따르면 톰 크리스토퍼라는 밀워키 지역 요원은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그렉 깁슨, 샘 홀브룩 두 심판의 이웃들에게 KKK 가담 여부를 확인했다.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론 컬파 심판 이웃에게도 비슷한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맥모리스는 "사무국이 이렇게까지 할줄은 몰랐다. 심판의 친구로 가장해서 이웃에게 접근한 뒤 KKK 등 부적절한 질문만 해댈지는 정말 몰랐다"며 "우리 심판들을 KKK와 연관시키는 행위는 무척 모욕적이다. 독재국가의 비밀경찰이나 하는 짓"이라며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사무국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주장하고 있다. 지미 리 솔로몬 사무국 부사장은 "심판 뒷조사 도중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는 주장을 접수받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사무국 요원들의 질문은 문서에 적힌 대로 상식에 입각해 이뤄져야 하며, 아직까지 심판 조사와 관련해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KKK라는 극단적인 단어까지 나온 이상 이 문제는 사무국과 심판들간 '불신의 벽'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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