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대에 오른 허정무호가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선수들간의 호흡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지난 30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서 후반 곤살로 피사로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허 감독은 이날 6명을 교체하며 새 얼굴들을 고루 테스트하는 데 중점을 뒀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오랜만에 경기를 갖다보니 감각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면서 "선수들은 열심히 했고, 앞으로 훨씬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며 패배에 크게 아쉬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칠레는 19~25세로 구성돼 명실상부한 국가대표팀으로 볼 수 없는 준 올림픽대표팀이었고 한국은 2008년 시작과 함께 의욕적으로 출범한 새 대표팀이 첫 선을 보였던 경기라 기대가 컸던 축구 팬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은 전반과 후반 3-5-2와 4-4-2 포메이션을 각각 선보이는 등 이번 경기를 통해 새 대표팀에 어울리는 조합을 찾고자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두 조합 모두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조직력을 다질 만한 시간이 없었다는 말로써 경기를 평가하는 모습에서 전체적으로 부진했음을 시인했다. 한국은 스리백과 포백 모두 유기적인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전반 중반 이후 칠레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김치우와 조원희가 모두 수비로 내려가며 수비진에 5명이 포진해 움직이는 양상을 빚으며 공격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더욱이 김치우나 조원희가 오버래핑을 시도하며 미드필드 진영으로 올라가면 항상 그 자리로 칠레의 롱패스가 연결되며 위기를 맞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남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후반서 선보인 포백은 공격적인 전술 변화를 통해 측면 공격을 강화하며 수 차례 찬스를 만들어 냈다. 특히 A 매치 데뷔전을 가진 박원재는 수비서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한국은 오는 2월 6일 열릴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인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를 앞두고 문제점을 찾아내는 등 수확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친선경기가 아닌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는 기필코 승리를 따내야 하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해외파들도 가세할 투르크메니스탄전서 허정무 감독이 어떤 '필승카드'를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