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 체제 유지’라는 대명제에 가려 있었지만 만만치 않은 난제이다. 누가 해결해줄 것인가라는 주체를 놓고 한바탕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지난 30일 창업투자사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현대 유니콘스의 새 주인으로 창단을 발표하면서 올 시즌도 ‘8개 구단 체제’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센테니얼은 ‘인수가 아닌 창단’이라는 점을 강조, 이전 현대 유니콘스의 부채 및 고용승계 등을 책임질 이유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대 청산 작업에 들어갈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센테니얼 창단 승인 여부와 함께 현대 신인 선수들이 받지 못한 입단 계약금 및 프런트 퇴직금 처리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현대는 모기업의 지원이 끊겨 어려워지기 시작한 2006시즌 신인부터 계약금을 제대로 주지 못한 채 유니폼을 입혔다. 2년간 쌓인 미지급 계약금이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가 사라지면서 직원들은 일단 퇴직을 해야 한다. 대부분은 새로운 구단인 센테니얼에 채용이 되겠지만 간부들은 거의 옷을 벗어야 한다. 센테니얼 구단은 이미 40대 중반의 새로운 단장인 야구선수 출신의 박노준 씨를 임명한 상태이고 구조조정을 선언한 터여서 프런트 40명 중 10명 가량은 고용승계가 안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현대 프런트의 퇴직금은 15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결국 향후 열릴 KBO 이사회는 미지급 계약금 10억 원과 프런트 퇴직금 15억 원 등 25억 원 이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센테니얼이 내기로 한 가입금 120억 원에서 이 금액을 떼어내 해결하는 방안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일부 구단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야구발전기금을 담보로 빌려준 현대 부채 131억 원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퇴직금과 계약금을 떼어줄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럴 경우 법적소송 등 복잡하게 일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 선수단에서는 지난 시즌 초반 특급 선수 1, 2명을 현금 트레이드했으면 간단히 자금확보를 할 수 있었으나 KBO에서 ‘전력을 고스란히 보전해야 새로운 임자를 찾을 수 있다’며 반대하는 바람에 계약금과 퇴직금을 마련할 수 없었다는 항변이다.
센테니얼측이 ‘인수가 아닌 창단’이라며 공을 KBO로 떠넘긴 가운데 미지급 계약금과 퇴직금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 주목된다. 역시 인수가 아닌 창단형식으로 2000년 쌍방울을 넘겨받은 SK 창단 때는 가입금 250억 원에서 부채를 갚고 남은 금액 중 70억 원을 쌍방울이 받아 직원 퇴직금을 해결한 바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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