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테니얼의 새로운 시도, '대박이냐 쪽박이냐'
OSEN 기자
발행 2008.01.31 10: 28

프로야구 제8구단으로 창단하는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네이밍 라이트’라는 새로운 구단 운영방식을 도입, 프로야구판에 한 차례 센세이션을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 30일 현대를 넘겨받아 제8구단으로 창단을 선언한 센테니얼은 메인 스폰서사의 이름을 구단명으로 쓰는 것을 비롯해 서브 스폰서사 3개 정도를 확보, 연간 야구단 운영금(100억~150억 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단 가입금 120억 원과 첫 해 운영금 80억 원 등 200억 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운영자금은 스폰서사를 구해 최소한 3년 이상 야구단을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초대 단장에 임명된 박노준(46) SBS해설위원은 “90억~120억 원을 내겠다는 메인 스폰서 후보기업들이 있다. 메인 스폰서사와는 최소 3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맺고 10억 원 안팎의 서브 스폰서 3개 정도를 추가하면 한 시즌 운영자금은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센테니얼 측의 구상대로 스폰서들과 장기계약이 이뤄지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방법으로 야구단을 운영하며 흑자기조를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모든 야구단들이 그룹사의 모기업들로부터 운영자금을 받아 적자 운영을 해왔지만 자력으로 운영금을 마련하고 흑자까지 낼 수 있다면 프로스포츠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성공하면 '대박' 일단 센테니얼의 계획대로 되면 프로야구단은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실현 가능성도 어느 정도는 엿보인다. 비용은 줄이고 수입은 늘어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현대 구단은 지난해 신인 계약금 미지급분과 현대해상화재 스폰서료 15억 원을 제외하고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지급보증으로 빌린 131억 원의 부채로 한 해 살림을 꾸렸다. 131억 원 중에는 2006년 이월부채 15억 원도 포함돼 있다. 결국 현대가 지난해 한 해 살림을 위해 쓴 비용은 150억 원 정도이다 여기서 신생 구단 센테니얼은 최소 20억 원 이상을 줄일 수 있다. 고액 연봉선수를 줄이고 프런트 직원수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15억 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 이미 “구조조정을 통한 고통 분담은 어쩔 수 없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이다. 또 서울 연고구단으로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게 됨에 따라 잠실 및 인천 원정 때 숙박비를 지출할 필요가 없어졌다. 지난해까지 수원구장을 홈으로 쓰던 현대가 5억 원 가량을 지출했던 부분이다. 반면 수입은 지난해보다 4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스폰서료는 차치하고 관중수입이 3배 이상은 늘어날 전망이다. 수원구장은 평균관중이 2000명 정도이지만 목동구장은 6000명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관중수입이 7억 원 정도였는데 신생구단은 20억 원 이상 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서울의 인기구단인 LG가 지난해 90만 명 관중을 동원하는 등 평균관중이 1만4000명 이상을 기록, 신생구단인 센테니얼이 잠실구장에 가기 힘들었던 서울 서남권과 일산 일원의 야구팬들을 ‘재미있는 야구’로 끌어들이면 평균관중 6000명 이상은 가능해 보인다. 관중이 많아지면 야구장에서 소비하는 돈도 많아져 수입이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 한마디로 수입은 20억 원 늘고, 지출은 20억 원 줄어 시즌 운영자금은 150억 원에서 40억 원이 빠진 110억 원을 확보하면 무난해진다. 구단명을 주는 메인 스폰서사가 100억 원 정도를 내고 유니폼과 헬멧 등에 광고를 하는 서브 스폰서사에서 30억 원 정도를 받으면 총스폰서료는 130억 원이 된다. 산술적으로는 20억 원의 이익도 가능하다. 그럼 초기 투자비 200억 원의 10% 수입이 나는 셈이다. 이 정도면 ‘성공작’으로 향후 대박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5년 후 투자 비용 이상을 받고 다른 기업에 야구단을 매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센테니얼 측은 야구단을 사회적 기여나 홍보효과를 위해 운영하는 것이 아닌 수익사업으로 보고 투자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런 면에서 야구단은 잘 운영하면 돈이 되는 사업으로 보고 있다. 스폰서를 제대로 못잡으면 '쪽박' 그러나 ‘장미빛 전망’이라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대 사태로 프로야구 전체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고 있어 지출 비용을 줄이는 것은 큰 문제가 안된다. 더욱이 신생 창단 구단이기에 고용승계 문제에 있어서도 여유롭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비용 지출 20억 원 감축은 가능하다. 하지만 수입 증대 부분에서는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많다. 관중수입은 수원 시절보다는 분명 2배 이상 늘어날 것이 확실하지만 3배 이상은 초창기에 보장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구단명이 스폰서사로 결정되는 상황에서 팬들의 충성심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불리한 부분이다. 결국 지출 감축과 수입 증대를 통해서는 잘해야 3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반대 의견이다. 나머지 120억 원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프로야구 전체 타이틀스폰서료도 50억 원을 받는데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100억 원의 네이밍 스폰서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잘해야 50억 원 안팎에서 메인 스폰서사를 구하고 서브 스폰서들로 부터는 각 5억 원 안팎을 받으면 다행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현대해상화재가 현대 유니콘스에 헬멧 광고로 15억 원을 낸 것도 ‘측면지원’이라는 차원에서 후하게 준 것이라는 설명이다. 냉정한 시장가치로 하면 10억 원 이상을 받기가 힘들다는 주장이 많다. 따라서 스폰서료는 70억 원 정도를 확보하면 다행이라는 분석들이다. 이렇게 되면 채워야 할 120억 원의 운영비를 제대로 충당하지 못해 5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내게 된다. 그래도 한 해 15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낸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구단들의 운영실태와 비교하면 훨씬 적은 금액이지만 과연 창업투자사인 센테니얼이 이 비용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야구계의 의견이다. 돈이 안되는 프로야구 사업에서 센테니얼이 언제까지 적자를 보고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언제든지 발을 빼면 제2의 현대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주장들도 만만치 않다. 자칫하면 쪽박을 찰 수 있는 한국 프로야구의 현주소이다. 센테니얼이 구상한 새로운 야구단 운영 패러다임이 연착륙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sun@osen.co.kr 신상우 KBO 총재와 나란히 앉아 창단을 발표하는 이장석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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