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러시아로 떠나겠다”.(오범석측) “이적 동의서를 절대 발급할 수 없다”.(포항)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강행한 오범석(24)과 원 소속 구단 K리그 포항 스틸러스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잠잠했던 사태가 다시 불거진 것은 31일 오전(한국시간). 오범석이 입단 계약을 체결한 크릴리아 소베토프 사마라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대표로 활약한 오범석을 영입했다”고 발표하면서 부터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오범석은 아직 포항으로부터 이적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 어떤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때는 반드시 전 소속팀의 동의가 필요하다. 오범석측이 사마라 이적을 최초로 발표한 시점은 지난달 18일. 이에 포항은 정확히 하루 뒤 오범석을 성남 일화로 이적시키겠다고 합의했다고 밝히며 사태가 커졌다. 반면 오범석은 요코하마FC로 임대되기 전, 포항과 3년 재계약을 맺으면서 해외 진출시 ‘바이아웃’ 조항에 양자가 서로 합의했기 때문에 러시아 진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양자간의 헤묵은 갈등만 다시 들춰낸 셈이다. 현재 오범석은 사마라 구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추연구 FS코퍼레이션 이사도 현지에 머물며 세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범석측은 포항이 계속 사마라 이적에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FIFA에 제소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우고 있다. 포항도 프로연맹 규정을 내세우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추이는 쉬이 짐작키 어렵다. 포항이 오범석에 걸어놓았다는 ‘바이아웃’도 문제가 된다. 오범석은 6억원 이상을 제시하는 구단이 있을 경우, 이적이 가능하다고 명기돼 있다. 사마라 구단이 오범석의 이적료로 70만 달러(약 6억 5000만원)를 제시했으니 원칙상 오범석은 러시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포항은 ‘계약기간내 원 소속 구단의 계약 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될 경우 선수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는 연맹 규정 제33조 2항 선수단 관리규칙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엔 선수가 거부할 경우 임의탈퇴로 공시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오범석이 사마라행을 밝히기 전, 성남과 합의가 끝났으므로 계약 무효라는 포항측 주장도 일리가 있다. 김현식 포항 사장은 31일 오전 전화통화에서 “모든 일은 원칙대로 한다. 사태를 지켜본 뒤 분명히 대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프로연맹 규정을 내세우는 포항과 ‘바이아웃’ 조항을 들어 FIFA에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오범석측의 대립. 결말이 어찌됐든 양쪽 모두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