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장' 고종수, '축구특별시' 부활의 핵
OSEN 기자
발행 2008.02.01 07: 35

'돌아온 천재' 고종수(30)가 프로축구 대전 시티즌의 2008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나섰다. 김호 감독의 굳건한 신뢰 속에 축구 인생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게 된 고종수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경남 통영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계훈련에서 동료들을 이끌고 있다. 지난 31일 오후 내셔널리그 창원시청과 연습경기가 벌어진 통영 공설운동장에서 만난 고종수는 리더로서 팀 내 중견 고참으로서 맡겨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었다. 1군과 2군을 합쳐 44명에 달하는 선수단의 일과를 챙기고, 시간에 맞춰 스케줄을 진행하는 것은 전적으로 고종수의 몫.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도 한다. 때마침 지난주부터 대학 및 실업팀과 연습경기가 연일 진행되고 있어 혹시라도 부상자가 발생할까 걱정하는 모습에서 듬직함마저 엿볼 수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고종수는 연습경기를 마친 선수들에게 직접 스트레칭을 지시하며 피로한 몸을 풀어줄 것을 지시했다. 짦게나마 선수들을 모아놓고 사후 강평을 진행하는 게 영락없이 주장이다. 이 자리서 따끔하게 모자란 부분들을 지적한 고종수는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린 후배들에게 물병을 건내주곤 힘내라며 슬쩍 어깨를 감싸준다. 고종수는 주장 생활이 어떠냐는 물음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생각보다 힘들다"고 한마디 한다. 언제나 지시를 받아왔지, 남을 정식으로 이끌어보는 것은 처음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코칭스태프의 절대적인 믿음은 고종수에게 큰 힘을 실어준다. 왕선재 수석코치는 "(고)종수가 주장을 맡고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완장을 맡긴 '스승' 김 감독이야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선수들도 새 주장 고종수를 환영한다. 한 후배는 "(고)종수 형이 우리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고종수는 아직까진 임시 주장이다. 정식으로 재계약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대전 잔류는 이미 확정적이다. 아무리 못해도 최소 한 시즌은 더 김호 감독과 함께 할 참이다. 고종수의 에이전트인 AI스포츠 곽희대 대표는 "원칙적인 합의는 끝났다. 마지막 조율만을 남겨놓은 상태"라며 "연봉도 지난해보다 많이 인상될 것"이라고 사실상 재계약을 시인했다. 곽 대표는 또 "계약 기간은 현 시점에서 볼 때 1년이 유력하다"며 "김호 감독에 대한 고종수의 애착이 대단하고, 아직 배울 게 많아 잔류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대전 구단도 이를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감독은 "여전히 모자란 부분이 많이 보이지만 여전히 기량이 녹슬지 않았고, 스스로 부활하겠다는 의지도 있어 잘해내리라 믿는다"고 애제자 고종수의 화려한 비상을 확신했다. yoshike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