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괌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담금질에 나선 삼성의 선발진 경쟁은 관록과 패기의 대결.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올 시즌 팀에 복귀하는 '토종 에이스' 배영수(27)와 외국인 투수 웨스 오버뮬러(32)가 원투 펀치로 낙점된 가운데 남은 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후보는 '노장파' 이상목(37)-전병호(35)-조진호(33), '젊은 피' 정현욱(30)-윤성환(27)-차우찬(21).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고향팀인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상목은 팀내 투수 최고참의 경험을 앞세워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각오. 지난 해 11경기에 등판, 1승 4패(방어율 6.69)에 그쳤지만 주무기인 포크볼을 비롯한 다양한 변화구와 관록이 돋보인다. "고향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강한 의지도 이상목의 부활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해 삼성 선발진 가운데 외국인 에이스 제이미 브라운(31)에 이어 가장 안정된 구위를 선보인 '흑마구의 달인' 전병호는 노장파 가운데 가장 강력한 후보다. 120km 안팎의 직구에도 불구하고 구석 구석을 찌르는 절묘한 코너워크와 다양한 변화구,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이는 전병호는 지난해 32경기에 출장, 8승 8패 2홀드(방어율 4.06)를 따냈다.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 조진호는 '국보 투수' 출신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제구력은 합격점을 받았다. 선 감독은 대구지역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진호는 볼이 낮게 제구되는 것이 강점"이라고 평가한 뒤 "그러나 구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라고 지적했다. 2004년 병역 파동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뒤 경기 감각과 체력을 어느 만큼 키우느냐가 관건이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지난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한 정현욱은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커브가 위력적인 우완 정통파 투수. 11차례 마운드에 올라 승리 없이 1패 1세이브(방어율 5.52)에 머물렀으나 괌 마무리 훈련을 통해 기량이 급상승했다. 성실한 훈련 태도 덕분에 선 감독의 총애를 받는 정현욱은 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이름을 알릴 각오다. '커브의 달인' 윤성환은 '젊은 피' 가운데 선발 진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편. 지난해 주로 중간 계투로 뛰며 3승 8홀드(방어율 1.04)로 짠물 투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시즌이 끝난 뒤 올림픽 상비군으로 선발된 윤성환은 대표팀 타선을 상대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선 감독도 "이번 괌 전훈을 통해 윤성환과 차우찬의 기량이 부쩍 좋아졌다"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군산상고를 졸업한 뒤 2006년 삼성에 입단한 좌완 차우찬은 사자 마운드의 떠오르는 샛별. 고교 시절 특급 좌완으로 명성을 떨쳤던 차우찬은 입단 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 캠프를 통해 실력이 한 단계 성장했다. 차우찬은 "지금까지 프로에 대한 적응기간이라고 보고 올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선발 세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는 '노장파'와 '젊은 피' 대결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전병호-이상목=삼성 라이온즈 제공.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