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구단' 센테니얼, 창단 첫 해 돌풍 가능한가
OSEN 기자
발행 2008.02.01 10: 26

[OSEN=이상학 객원기자] ‘제8구단’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과연 어떤 성적을 올릴까. 제8구단으로 프로야구에 참여하는 센테니얼이 본격적으로 창단 첫 해 준비에 들어갔다. 수익창출 및 흑자구조를 목표로 내건 만큼 여느 창단 구단들과 달리 대대적인 투자는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센테니얼 초대 단장으로 선임된 박노준 단장은 “프로라면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 현대는 강팀이었다”며 내심 창단 첫 해 돌풍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창단 첫 해 돌풍은 흥행과도 직결된다. 다행히 센테니얼의 전력은 나쁘지 않다. 그들이 모태로 삼을 구단은 한국시리즈 4회 우승 저력을 과시한 현대 유니콘스이기 때문이다. ▲ 창단구단 첫 해 성적 역대 창단구단들의 첫 해 성적은 ‘당연하게’ 좋지 않았다. 팀 전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1986년 제7구단으로 창단한 빙그레 이글스는 첫 해 31승1무76패, 승률 2할9푼으로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다. 한화 구단 역사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 최하위였다. 1990년 2군에서 예행연습을 하고, 1991년 제8구단으로 1군 무대에 뛰어든 쌍방울 레이더스는 그래도 조금 더 나았다. 51승3무71패, 승률 4할2푼5리로 LG와 함께 공동 6위에 오르며 꽤 선전했다. ‘신인듀오’ 조규제-김기태가 투타에서 맹활약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나 1990년대 초반은 모든 팀들의 선수층이 깊지 못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00년 창단한 SK 와이번스가 있다. SK는 센테니얼과 사정이 가장 비슷하다. 빙그레나 쌍방울과 달리 SK는 나머지 7개 구단들의 전력적인 기반이 매우 탄탄한 상황에서 프로야구에 뛰어들었다. 모태로 삼은 쌍방울은 이미 폐차 직전의 고물차와도 다를 바 없었다. SK는 개막전에서 ‘우승후보’ 삼성을 잡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촌놈 마라톤'이었다. 44승3무86패, 승률 3할3푼8리라는 성적으로 최하위로 마크해야했다. 당시 SK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선수 ‘3명 보유 및 2명 출전’이라는 창단 특혜를 받았지만, 리그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파급력이 크지 못했다. 하지만 센테니얼은 창단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수구단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의 알짜배기 선수들을 그대로 흡수해갈 것이기 때문이다. 창단구단이 아닌 인수구단들의 성적은 오히려 좋았다. 1990년 MBC를 인수해 창단한 LG는 첫 해부터 71승49패, 승률 5할9푼2리라는 고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에다 한국시리즈 4전 전승 우승까지 차지했다. 1996년 태평양을 인수하고 창단 첫 시즌을 맞은 현대도 67승5무54패, 승률 5할5푼2리로 페넌트레이스 4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었다. ▲ 현대가 남긴 유산 센테니얼이 모태로 삼을 현대는 연고지·프랜차이즈 개념을 빼면 명문구단이었다. 지난 12년간 1553경기에서 834승37무682패를 기록했다. 역대 통산 승률은 무려 5할5푼으로 삼성(0.564)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도 56경기에서 29승3무24패, 승률 5할4푼7리로 해태(0.618) 다음이었다. 최근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2003~2004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고, 2006년에는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다. 현대라는 이름으로는 마지막해였던 지난해에도 56승1무69패, 승률 4할4푼8리라는 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 6위에 올랐다. 역대 매각되기 직전 팀들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현대는 핵심선수들을 줄줄이 팔아 넘긴 쌍방울과 달리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지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구단의 가치가 깎이는 것을 우려해 현대의 선수 현금 트레이드를 차단했다. 현대에는 이숭용·전준호·김동수·송지만이라는 검증된 베테랑들과 더불어 정성훈·이택근·장원삼·조용훈·황재균 등 젊고 한창인 선수들이 있다. 사상 최고의 외국인타자 중 하나인 클리프 브룸바도 빼놓을 수 없다. 센테니얼에서는 지난 6년간 현대가 행사하지 못한 신인선수 1차 지명권을 이유로 2000년 SK처럼 전력보강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나머지 구단들이 수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현대는 투수왕국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타격이 강한 팀이었다. “공격적인 야구를 하겠다”는 박노준 단장의 취임 일성과도 일치하는 대목이다. 팀 타율(0.271)·출루율(0.346) 모두 1위였고 팀 장타율(0.384)은 2위였다. 비록 팀 득점이 530점으로 6위밖에 되지 않은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기본적인 타선의 화력은 매우 막강했다. 전준호-이숭용-이택근-브룸바-정성훈-김동수-송지만-황재균 등으로 신구조화도 적절히 잘 이루어졌다. 김재박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의 몸에 배인 작전과 시스템의 야구는 김시진 감독 체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 센테니얼의 고민 타선의 화력은 막강하지만 센테니얼이 안게 될 고민은 많다. 가장 먼저 마운드가 불안하다. 지난해 현대는 팀 방어율 7위(4.41) 팀이었다. 피홈런(119개)을 가장 많은 팀이기도 했다. 선발진 방어율은 6위(4.44), 불펜 방어율은 8위(4.39)로 모두 형편없었다. 장원삼은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고 ‘외국인 에이스’로 믿었던 미키 캘러웨이는 구단과 좋지 않은 뒤끝을 남기고 등졌다. 불펜에서는 중고신인 조용훈만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정민태는 재기에 실패했고 조용준은 아예 자취를 감춰버렸다. 군에서 제대할 신철인을 제외하면 마땅한 전력보강도 없는 상태다.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는 것이 시급하지만 사정이 여의치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사기저하가 우려된다. 박노준 단장은 재정적인 이유로 해외 전지훈련 대신 제주도를 비롯해 남쪽지방에서 훈련할 것을 선언했다.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서 전지훈련한 마지막 팀은 2003년 한화였다. 당시 유승안 감독 체제였던 한화는 경비절감 차원에서 제주도와 남해에서 전지훈련을 치른 바 있다. 그해 한화의 팀 순위는 5위였다. 그러나 센테니얼은 창단구단이라는 점에서 과거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받은 사례를 떠올리면 선수들의 사기가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거센 구조조정이 예고돼 이래저래 찬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부터 선수단 전체가 일치단결하며 어려움을 함께 한 만큼 그 어느 팀보다 정신력과 단결력이 강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코칭스태프의 유임이 불확실하다. 벌써부터 구단에서는 구단 슬림화를 목표로 내걸며 노장 및 고액 연봉자들을 차차 제외시키겠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게다가 이미 선수단은 KBO에게 전체 연봉계약을 위임한 상태라 심각한 사기저하의 상황에 직면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수들을 다독이며 이끌어 온 코칭스태프가 교체될 경우, 자칫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와해될지도 모를 일이다. 박노준 단장이 얼마나 선수단에 동기를 부여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센테니얼은 전력강화 및 흥행 차원에서 홍성흔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포수 포지션을 고집하며 두산에 공식 트레이드를 요청한 홍성흔은 연봉계약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31일 두산과의 협상을 전면적으로 보류했다. 센테니얼로의 트레이드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센테니얼은 ‘40세 포수’ 김동수가 지키고 있는 포수진이 매우 취약하고, 창단구단으로서 흥행을 주도할 인기스타가 필요하다. 홍성흔은 센테니얼이 원하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유일한 인물이다. 홍성흔의 가세는 센테니얼이 신생팀으로서 과거 현대 이미지를 지우고 새로운 색깔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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