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뮬러, "선 감독 기록은 컴퓨터게임서도 나오지 않아"
OSEN 기자
발행 2008.02.01 11: 00

"감독님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컴퓨터 게임에서도 저런 기록은 나올 수 없다". 괌에서 훈련 중인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웨스 오버뮬러(32)는 구단 관계자가 건네 준 선동렬 감독의 현역 시절 성적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투수도 몇 차례 슬럼프가 있기 마련이나 15년간 통산 1점 대의 방어율(1.36)은 믿을 수 없다는 것. 선 감독은 지난 1985년부터 1995년까지 국내 무대에서 1647이닝을 던져 방어율 1.20을 거둔 뒤 1996년 일본 무대에 진출, 4년간 197이닝 2.70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은퇴 당시 미국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으나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신념으로 미국행을 거부했다. 오버뮬러는 세부 내용을 조목조목 체크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통산 0.83에 불과했기 때문. 15년간 1점이 넘었던 시즌은 세 차례. 1993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27이닝 동안 48피안타, 20볼넷으로 이닝당 출루 허용률이 무려 0.54를 기록한 것. 일본 주니치에서 활약 당시 입단 첫 해를 제외하고 1997년과 1998년 67세이브(112이닝 67피안타 23볼넷)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이어갔다. 1986년 39경기에 등판, 24승 6패(방어율 0.99)를 거둔 것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모습. 그해 4월 9일부터 6월 10일까지 11연속 완투로 두 달 만에 10승을 돌파했다는 얘기를 듣자 "감독님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컴퓨터 게임에서도 저런 기록은 나올 수 없다"고 선 감독의 위력을 실감했다. 선 감독의 뛰어난 성적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던 오버뮬러가 갑자기 뭔가를 발견한 듯 소리쳤다. "신과 같던 감독님의 1996년 일본 첫 해 방어율이 무려 5.50 이다. 이닝에 비해 안타도 많이 맞았다"며 "역시 일본 야구는 첫 해에 바로 적응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나도 2006년 시즌 중반 오릭스에 갔는데 적응하는 데 꽤나 애먹었다"며 "시즌 후반기 성적도 좋았고 다음해 잘 할 자신이 있었는데 재계약을 못했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선 감독이 "투구 습관이 노출돼 고전한 것이고 다음 해부터는 곧바로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주었다"고 하자 오버뮬러는 미소를 지으며 "이제 내게도 목표가 생겼다. 나의 목표는 감독님이 한국에서 가장 안좋았을 때의 방어율(1994년 2.37)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환히 웃었다. 이어 "올 시즌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 감독님께 우승을 선사하고 싶다"며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야구계가 나를 버린 것을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what@osen.co.kr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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