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시즌 프로야구 우승팀인 SK 와이번스에는 팀 역대 최고인 5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김광현(20)이 있었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입단했지만 정작 데뷔 첫 해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3승 7패 방어율 3.62의 다소 초라한 성적표로 첫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그는 역시 대형 신인이었다.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 깜짝 선발로 출전하며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인 것. 또 일본 우승팀인 주니치 드래건스와 코나미컵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과연 김광현'이라는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프로야구 특급 좌완 계보를 이을 김광현은 올 시즌도 SK의 선봉에 설 것이다. 이 와중에 올 시즌 SK에 입단한 좌완 투수들에게 관심이 가고 있다. 그 주인공은 23살 동갑내기로 대학무대 좌완 상위 랭크를 다투던 2차 3순위 이상훈과 5순위 김준이다. 한국 프로야구 대표적인 좌완 투수였던 전 LG 이상훈과 동명이인인 이상훈은 단국대 졸업 예정자로 주자 견제 및 수비가 좋고 작년 대학야구 춘계리그에서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빠른 직구보다는 변화구로 타자를 요리하는 기교파 스타일. 이상훈은 "새로운 것들을 배우니 시간 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성공적으로 프로에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대 졸업 예정의 김준은 베이징 올림픽 야구 아시아 예선을 대비한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5년 한미야구선수권과 2006년 대륙간컵 대표팀 출신으로 최고 147km의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를 구사한다. 큰 경기 경험이 많아 근성과 배짱이 뛰어나다는 평가. 구단 홍보팀을 통해 이상훈은 "대학 때보다 동계훈련 기간이 길어 힘들지만 선배들께 배우며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프로야구 초창기 허슬 플레이로 유명했던 김인식 전 LG 2군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김준은 "대학 시절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잠실 구장에서 경험했다"며 큰 무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SK의 선발진에 두 신인 선수가 끼어들 틈은 좁아보인다. 중간계투에는 가득염과 정우람이라는 좌완이 버티고 있다. 이상훈과 김준이 이들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면 출장기회를 많이 얻기 힘들 것이다. 1992년 롯데에 입단해 작년 SK로 옮긴 가득염은 작년 시즌 1승 13홀드 방어율 3.63을 기록하며 SK의 우승에 알토란같은 역할을 했다. 2004년 입단한 정우람은 통산 48홀드 3.39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SK는 둘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 작년 김광현에 이어 좌완 투수진에 힘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고지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둘은 "배우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캠프를 무사히 마치고 1군에서 살아남겠다"고 입을 모았다. heman81@osen.co.kr 이상훈-김준=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