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출하는 부상 악령에 신음하고 있는 것은 대표팀만이 아니다. FC 서울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터키 안탈리아서 전지훈련 중인 서울의 세뇰 귀네슈 감독은 가슴이 막히는 소식을 접해야 했다. 팀의 주축을 이루는 김병지(38)와 정조국(25)이 나란히 부상을 입은 탓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에 출전했던 김병지와 정조국은 허리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힘없이 빠져나와야 했다. 5년 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의지를 불태웠던 김병지는 전반을 마치자마자 허리 디스크로 시작된 허벅지 마비 증상으로, 정조국은 전반 30분 오른쪽 허리 디스크 내장증으로 교체됐다. 오는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첫 경기에 나서지 못함은 당연지사.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들을 엔트리서 제외하고 김용대(광주)와 조재진(전 시미즈)을 불러들였다. 김병지와 정조국으로서는 대표팀 탈락은 차치하고 다가올 시즌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더욱 큰 문제다. 김병지는 생각보다 부상 상태가 심해 곧바로 수술대에 올라야 했고, 153경기째 이어왔던 K리그 무교체 연속출전 기록 달성이 어렵게 됐다. 정조국도 최소 한 달 가량의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시즌 속출하는 부상으로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던 귀네슈 감독으로선 최악의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 아쉽게 6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하지 못했던 귀네슈 감독은 선수단을 재소집하며 새 시즌에 대한 의지를 불타웠지만 핵심 전력들의 대표팀 차출과 부상 이탈로 큰 고민을 안게 됐다. 단순한 전력 누수 차원이 아니다. 귀네슈 감독의 공식 코멘트는 없었지만 대표팀 차출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박주영(23)만이 대표팀 내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부터 핵심 전력들의 부상으로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서울과 귀네슈 감독은 희망보다는 안타까움 속에 2008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yoshike3@osen.co.kr 김병지-정조국이 모그룹 계열사인 GS칼텍스 여자배구팀의 경기를 응원하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