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도전 김종서, “또 다른 나의 완성?”
OSEN 기자
발행 2008.02.02 10: 07

“또 다른 나의 완성.” 김종서(43)가 어렵게 이 한 마디를 했다. 보통은 이런 종류의 답은 빨리 나오기 마련이다. 가수 김종서가 연기자의 영역에 도전하는 포부를 밝히는 자리였고 응당 그 이유를 묻는 질문이 쏟아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종서는 이 한 마디를 어렵게, 맨 나중에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졌다.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는 새 주말극장 ‘행복합니다’(김정수 극본, 장용우 연출)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그 자리에는 정말 의외의 인물, 김종서도 있었다. 1987년 그룹 ‘시나위’를 통해 데뷔해 이후 한국 록음악의 자존심으로 군림하며 ‘겨울비’ ‘아름다운 구속’ ‘세상밖으로’ 등 수많은 인기곡들을 탄생시킨 주인공이 연기자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자연히 기자들의 관심이 김종서에게 집중됐다. 도대체 왜 ‘록의 자존심’ 김종서가 연기를 하려 하는 것일까. 하지만 김종서의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대개는 질문을 예상하고 그럴싸한 답을 준비해 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김종서는 그렇지 않았다. “모르겠다. 작년 말 예능 프로그램에 한창 출연하고 있을 때 장용우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고민을 하다가 ‘그래 해보자’고 결심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뭔가 그럴듯한 대답을 기대했던 이들에겐 꽤나 실망스러운 답이었다. 대신 이런 말은 했다. “노래도 연기의 연장선이다. 내 안에 있는 내면을 끄집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음악을 하는데 연기가 도움이 될 듯하다. 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내가 연기를 한다고 해서 나를 색안경을 끼고 보지는 않을 것 같다.” 또한 ‘마음가짐’이라는 단어도 나왔다. “작년, 버라이어티 출연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이 있었다. 그런 마음가짐을 지금도 갖고 있다”고 했다.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였을 때 나오던 반응들, 비판 내지는 비난의 목소리를 충분히 감수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은 그런 과정들이 “사람들에게 좀더 가까이 가기 위한 수순”이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연기자 도전의 의미에 대한 질문은 제작발표회 후 차려진 조촐한 회식자리에서도 이어졌다. 그제서야 김종서는 조심스럽게 이 말을 했다. “또 다른 나의 완성?” 스스로 의문 부호를 달았다. 전혀 준비되지 않은 대답이었고 기자들의 질문에 김종서도 적당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한 마디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뮤지션의 정서를 잃어서가 아니다. 또 다른 나에 대한 도전이다. 김종서를 믿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연기자로 나서는 김종서, 그를 보고 있으려니 기대와 우려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100c@osen.co.kr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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