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구단'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가기 직전인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은 요즘 언론에서 쏟아지는 관련 뉴스로 인해 뒤숭숭하다. 8개 구단 체제가 유지돼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고통 분담의 구조 조정’에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센테니얼 측은 지난달 30일 창단 조인식 때부터 ‘인수가 아닌 창단’임을 분명히 하며 선수단과 프런트의 구조 조정이 있을 것임을 밝혔다. 센테니얼은 신인 및 FA 선수들의 미지급 계약금과 퇴직금은 상관할 바가 아니며 선택적으로 선수단 및 프런트와 계약을 맺을 방침임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응급조치로 관리구단이 된 현대 선수들은 웨이버 방출 대상이므로 센테니얼이 선택적으로 계약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 문제가 되는 미지급 계약금과 프런트 퇴직금은 KBO 이사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미 다년 계약을 맺은 FA 선수들(송지만 이숭용 김수경 등)은 1년 계약 후 다시 FA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O는 공식적으로 다년 계약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기존 다년 계약은 소용이 없다는 해석이다. 이에 현대 FA 계약 선수들은 “계약금과 다년 계약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당장 자유계약선수로 풀어달라. 선별적인 계약 등으로 불이익이 오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이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면 선수도 구단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미이다. 또 현대 선수단은 무작정 연봉 삭감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자세다. 한 코치는 “우리가 KBO에 연봉 계약을 위임한 것은 KBO 관리구단 때 일이다. 지금은 새로 창단하는 기업이 나타났으므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적절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 구단의 새로운 주인이 될 센테니얼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구조 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선수단의 반발이 예상되는 시점이다. 더욱이 두산에서 트레이드를 자청한 포수 홍성흔이 두산과 재계약 직전에 마음을 바꾸고 도장을 찍지 않은 것이 센테니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홍성흔이 두산의 40% 삭감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센테니얼에 트레이드돼 연봉(작년 3억 1000만 원)이 동결 내지는 소폭 삭감으로 결론 나면 현대 선수들도 합당한 대우를 요구할 것이 확실하다. 타 구단에서 온 홍성흔은 대우를 받고 그동안 고생한 현대 출신 선수들이 구조 조정의 칼날을 맞게 된다면 반발이 예상된다. 소송 등으로 문제가 복잡해지고 시끄럽게 되기 전에 센테니얼이 현명한 판단으로 선수단을 잘 수습해야 올 시즌 농사의 밑바탕을 다질 수 있을 전망이다. 과연 센테니얼과 현대 선수들의 계약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