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25억원짜리 용병 탐나네"...대전 '고민'
OSEN 기자
발행 2008.02.02 14: 03

대전 시티즌이 용병 영입을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여러 명의 후보들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특급 공격수로 지난 시즌 명성을 떨친 데닐손은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했고 슈바는 전남 드래곤즈, 브라질리아는 울산 현대로 옮겼다. 대전은 현재 3명의 용병이 모두 빠진 상황.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김호 감독은 왕선재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함께 용병 후보와 관련한 DVD 자료를 분석하며 고민하고 있지만 역시 몸값이 문제다. 지난 1일 김 감독은 "K리그를 뒤흔들 만한 능력 있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김 감독을 사로잡은 선수는 스위스 1부리그 취리히에서 활약 중인 프랑스 출신 공격수 에릭 하슬리(26). 신장 190cm가 넘는 장신 스트라이커로 빠른 발과 경쾌한 몸놀림이 일품이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러나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몸값'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하슬리의 이적료는 약 25억 원 가량으로 임대하더라도 1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이 어려운 대전 구단이 감당하기에는 큰 액수인 게 사실이다. 여기서 김 감독과 구단 측 의견이 다소 상충하고 있다. 세 명의 '그저그런' 용병을 영입하기보다는 단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선수를 기용하고 싶다는 게 김 감독의 입장이다. 구단이 중장기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김 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하면 자연히 관중들이 찾을 수 밖에 없고, 수입도 늘어나게 된다"면서 "혹시 다른 팀으로 되팔아도 상당한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구단 측은 한 명의 선수 영입을 위해 25억 원을 지출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전지훈련지를 찾은 송규수 신임 사장은 "의견을 조율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송 사장은 "아직 영입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 구단의 현실을 볼 때 25억 원은 무리"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유운호 사무국장도 "일단 감독께서 원하는 부분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게 구단의 기본 방침"이라면서 "철저히 실력이 검증된 선수를 영입하겠다"고만 말했다. 한 해 예산이 70억 원이 채 안되는 대전 구단이 하슬리의 영입을 선뜻 결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든든한 모기업이 뒤에 버티고 있는 구단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몸값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물론 하슬리 영입이 실패할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2일 오전에도 김 감독의 손에는 몇몇 용병들의 프로필과 DVD 자료가 있었다. 칠레 파라과이 등 국적도 다양했다. 용병들의 활약에 울고 웃었던 경험이 있는 대전 구단과 김 감독의 마지막 선택이 궁금해진다. yoshike3@ose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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